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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5G 상용화 1년… 잘 끊기고, 볼 만한 건 별로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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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망 촘촘해지려면 3~4년 걸려, 클라우드 게임·AR·VR 확대 총력

애플 첫 5G폰도 출시 수개월 연기… 코로나 사태에 시장 위축 전망

"전 세계 첫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하며, 인류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왔다." (SK텔레콤)

"5G 가입했다가 해지했다. LTE에 비해 최저가 요금은 비싼데 뭐가 나은지 모르겠다." (5G 이용자)

한국이 세계 첫 상용화 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다음 달 3일 1년을 맞는다. 5G 이동통신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키워드로 한다. 한국 통신사는 글로벌 5G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매년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5G망이 구석구석 깔려 있지 않아 끊김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속도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1년간 폭풍 성장했지만…

작년 한 해 SK텔레콤은 2조9200억원을 5G 시설 투자에 썼다. KTLG유플러스도 각각 3조2568억원과 2조6085억원을 썼다. 이를 통해 통신 3사는 전국 21만여곳에 5G 기지국을 세웠다. 통신업계는 작년 말이면 5G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1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는 495만8439명에 그쳤다.

조선일보

그래픽=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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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와 서비스 확대에도 소비자는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에 사는 오모(30)씨는 5G폰을 샀지만 정작 5G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는다. 차량이나 지하철로 이동할 때 5G를 쓰면 연결이 자주 끊겨 음악이나 동영상이 멈추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오씨는 "아예 LTE 우선 모드로 하고 다닌다"며 "LTE도 빨라 5G와 속도 차이를 별로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통신 업계에서는 전국에 5G망이 촘촘하게 깔리고 이용자가 끊김 없이 5G 통신을 이용하려면 3~4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

아직 5G로 즐길 만한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또 5G 스마트폰과 요금제가 LTE보다 비싼 것도 흠이다. 벤처캐피털 TBT의 임정욱 공동대표는 "세컨드폰으로 5G가 어떤지 써보다가 LTE와 아무 차이가 없어 6개월 만에 알뜰 요금제로 바꿨다"고 했다.

◇올해도 대규모 투자

통신 3사는 올해도 5G 망을 넓히고, B2B(기업 대 기업)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양자 암호 기술을 적용한 기기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고, 전국 12곳에 5G MEC(모바일 에지 컴퓨팅)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KT도 스마트팩토리·커넥티드카·관광 등 7대 영역을 중심으로 모든 산업에 5G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5년간 5G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기술 개발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해 AR·VR 기능 중심의 서비스로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복병 만난 5G

5G 확대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장민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글로벌 5G 인프라 투자는 기존 예상보다 빠르고 큰 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올해 유럽연합(EU)은 연내 모든 국가가 도시 1곳 이상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도 올해 32조원에 달하는 5G 투자를 단행하며 상용화에 나선다.

전 세계가 5G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은 5G가 산업의 틀 자체를 바꿀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주파수 대역인 28㎓ 5G가 본격화되면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2026년 세계 5G 시장 규모가 6679억달러(약 8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 복병'을 만나면서 올해 5G 시장이 예상보다 쪼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 하반기 첫 5G 폰을 출시할 예정이던 애플이 코로나 사태로 시기를 수개월 늦출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5G 스마트폰 출하량을 1억9000만대로 예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이보다 낮은 1억대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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