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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경찰, 텔레그램 '박사방' 회원 닉네임 1만5000건 확보…"일부 신원확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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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특정된 유료회원 강제수사 돌입 방침

조주빈 휴대전화 분석·범죄수익 추적 박차

손석희·윤장현 사기 사건은 더 들여다보는 중

신상정보 공개 여부, "가능성 열어둬"

아시아경제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 수십 명의 여성을 협박, 촬영을 강요해 만든 음란물을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나오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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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인 경찰이 대화방 참여자 1만5000여명의 닉네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죄사실이 특정된 인원을 입건하는 등 강제수사 절차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자료를 가지고 분석한 회원 수는 닉네임을 가지고 뽑았다"며 "중복자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1만5000건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사방과 관련된 그룹에 무료, 유료든 닉네임을 갖고 들어가고 나온 회원"이라며 "중복자를 빼긴 했으나 닉네임을 바꿨을 경우에는 구분할 수 없어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료회원 등 일부 가담자에 대해서는 수사에 진전이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조주빈(24ㆍ구속)이 운영한 '박사방'에 들어가 성착취물을 공유한 일부 회원에 대해 범죄사실을 특정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해외 유명 가상통화 거래소에도 협조요청을 보내 수사에 필요한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했고, 추가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또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계정정보 협조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자지갑이나 가상통화 거래소 등 자료를 통해 지갑으로 입금한 사람들은 유료회원으로 보고 현재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일부는 압수수색했는데 나머지 거래소 등에 대해서도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9대 등 관련 자료 분석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7대는 명의가 해지됐거나 사용하지 않는 휴대전화였다. 나머지 2대 중 1대는 조씨가 소지하고 있었고, 다른 1대는 집안 내에 숨겨둔 것을 찾아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 증거 20여점을 압수했고 이 가운데 휴대전화 7대는 분석을 완료했다"며 "나머지 2대는 진행 중인데 풀리면 유의미한 자료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씨가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자신 소유 차량이 없는 등 범죄수익을 통해 호화생활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에 따라 범죄 수익이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조씨의 범죄수익을 찾아내는 데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얼마나 부당이익을 취했는지는 유료회원 숫자를 찾고 얼마를 받았는지 합치면 나올 것"이라며 "집에서 발견된 1억3000만원은 확인 중"이라고 했다.


한편 조씨가 검찰로 송치되면서 언급한 손석희 JTBC 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 김웅 프리랜서 기자 등이 관련된 사기 사건은 아직 경찰이 들여다보는 중이다. 앞서 경찰은 조씨가 김 기자에게 "손 사장의 뺑소니 영상을 주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가로챈 사건만 검찰에 넘겼고, 손 사장 및 윤 전 시장 사건은 송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진술하는 부분이 있고, 피해자 조사를 통해 확보하는 게 있을 텐데 그게 완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사방 유료회원들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에 대해 이 관계자는 "심의 자체는 개인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한명씩 회의를 개최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검거하고 조사해봐야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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