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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정당득표율 반토막 위기···선거법 수혜자서 피해자 된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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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개정된 선거법으로 치르는 올해 선거에서 정의당에 더 좋은 기회가 왔다고 말씀하시는데, 맞다.”(1월 8일) “최근 정의당이 선거제도 개혁의 최대 피해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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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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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언어가 83일 사이 180도 달라졌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자에서 최대 피해자란 평가가 나와서다. 그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 창당을 주도했고,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란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민주당이 ‘유사상품’이라고 깎아내리는 열린민주당도 독자 비례정당을 표방하며 비례대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정의당은 역대 총선에서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교차투표로 종종 선택하던 정당이다. 소선거구제인 지역구 선거에서는 사표(死票) 방지 심리에 따른 편승효과(bandwagon effect)로 민주당을 선택하지만, 비례성이 높게 반영되는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정의당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21대 총선을 앞두고는 준연동형 비례제의 빈틈을 노리고 출범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으로 이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과거에는 민주당-정의당의 두 갈래로 나뉘었다면, 최근에는 시민당과 열린민주당, 그리고 정의당 세 갈래로 분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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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왼쪽부터),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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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의 지난 24~26일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가 민주당 37%→통합당 22%→정의당 5%→국민의당 4%→열린민주당 2% 순으로 나타났다. 총선에서 투표 의향이 있는 비례대표 정당으로는 시민당 25%→미래한국당 24%→정의당 9%→열린민주당 9%→국민의당 6% 순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율(37%) 일부가 각각 열린민주당(+7%포인트)과 정의당(+4%포인트) 등으로 흩어진 뒤, 남은 지지율을 시민당이 고스란히 가져가는 구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의당 입장에서는 ▶민주당·통합당이 각각 1개의 위성정당을 만든 데다 ▶열린민주당이라는 민주당의 제2 위성정당까지 합세하면서 최대 20%까지 예상했던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기대치는 반 토막 이하로 전락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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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식 열린민주당 대표(가운데)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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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약 30%로 추산되는 부동층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심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거대 양당이 자행한 꼼수 정치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라며 “저는 아직 국민이 마음의 결정을 하지 않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형이 더 어려워졌어도 정의당의 목표(정당 득표율 20%)는 그대로 밀고 가겠다”며 “오직 의석을 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 위성정당과 정의당은 다르고, 그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더 치열하게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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