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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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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총싸움 게임, 할리우드 영화 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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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전 세계 10억명이 즐기는 한국 게임이 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한다. 1인칭 슈팅 게임(FPS) '크로스파이어'는 5년 전 미국 영화사 '오리지널필름'을 통한 영화화를 확정 지었고, 최근 배급사 소니픽처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극장판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게임이 미국에서 영화로 리메이크되는 건 처음이다.

2007년 출시된 크로스파이어는 전 세계 80여 개국에 회원 10억명을 보유한 히트작이다. 크로스파이어의 글로벌 e스포츠 리그 '크로스파이어 스타즈(CFS)'는 2013년 출범한 이래 매회 평균 2000만여 명이 시청하고 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할리우드 파트너들은 크로스파이어의 막강한 팬덤이 흥행으로 직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

최근 서울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난 백민정 스마일게이트 IP사업개발담당(47·상무)은 크로스파이어가 게이머 사이에서 대박을 낸 데 이어 영화화까지 될 수 있었던 비결으로 "선악을 나누지 않는 세계관"을 꼽았다. "크로스파이어는 블랙리스트(Black List)와 글로벌 리스크(Global Risk), 두 용병 집단이 대결하는 게임이에요. 그 어느 쪽도 나쁜 사람으로 그리지 않았죠. 사람이 용병에 가입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가족을 먹여살려야 할 수도 있고요. 인간 본질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그런 부분이 캐릭터에 반영되도록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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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파이어`는 블랙리스트와 글로벌리스크 등 두 용병 집단이 대결하는 게임이다. 선악을 구분하지 않는 이 게임의 세계관을 백민정 상무는 강점이라고 꼽았다. [사진 제공 = 스마일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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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파이어 영화화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협업을 결정한 파트너사 면면이 화려해서다. 제작을 담당하는 오리지널필름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작한 닐 모리츠가 설립한 회사며, 글로벌 배급사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는 '스파이더맨' '맨 인 블랙' 등 오락성이 뛰어난 작품을 담당해온 기업이다. 중국 텐센트픽처스는 공동 제작과 투자자로 참여한다.

처음부터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관심을 받았던 건 아니다. 크로스파이어는 글로벌 이용자 10억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북미 쪽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에 중국 쪽에서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수치를 보여주고 다녔다.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갖기 위해 접촉한 회사만 30여 곳이다.

"제작에 높은 관심을 보인 곳은 세 군데였어요. 나중엔 저희가 그 셋 중 하나를 고른 거죠."

영화는 모리츠 감독이 제작한 '분노의 질주'처럼 캐릭터 간 앙상블에 초점을 맞춘 시리즈물로 만든다는 목표다. 영화가 1편, 2편, 3편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게임 세계관도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백 상무는 기대한다.

"게임은 소설처럼 한 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유저들에게 계속 플레이되면서 발전하는 콘텐츠잖아요. 곧 콘솔 게임 엑스박스 버전으로도 만들어지거든요. 이를 통해 서양 쪽 유저를 많이 끌어오면 영화가 개봉할 때 더 큰 힘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스마일게이트는 글로벌 협업 체제를 구축한 이후로 파트너사에 대한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 중국에 코로나19가 한창일 땐 쑤저우시에서 크로스파이어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는 현지 협력사에 마스크를 보내줬다. 이후 한국에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졌을 때엔 해당 파트너사가 스마일게이트에 마스크를 보내줘 서로 응원했다고 한다.

최근 스마일게이트는 지식재산권(IP) 전문 회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드라마·만화 등 어떤 콘텐츠에도 어울리는 원천 스토리를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팝이 방대한 세계관으로 신세대를 사로잡았듯, 향후 한국 콘텐츠사는 '매력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데 초집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박창영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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