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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日도 기업에 중증환자용 인공호흡기 증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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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확산시 중증환자 치료 물량 확보 나서

韓中美 등 40여국 체류 외국인 입국 거부 방침
한국일보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에 봉쇄령이 내려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의료진들이 27일 새로운 인공호흡기를 시험 착용하고 있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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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도 결국 민간 기업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증산을 요청키로 했다. 뒤늦게 팬데믹(대유행) 우려를 사실상 시인한 일본 정부가 환자 급증에 따라 필수 의료장비 부족 사태를 겪는 미국과 유럽을 의식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또 한국ㆍ중국ㆍ미국ㆍ유럽을 비롯한 40개국으로부터의 입국도 사실상 금지한다.

일본 언론들은 30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장관이 전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업들이) 인공호흡기를 증산할 수 있을지 조율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정부가 기업들이 보유 중인 인공호흡기 4,000~5,000대 전량 구매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도쿄올림픽 연기 이후 우려했던 대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중증환자 급증을 포함한 폭발적인 감염 사태에 대비하기 시작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일본 호흡기치료의학회와 일본임상공업사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현재 일본 내 인공호흡기는 총 1,554개 시설에 2만2,254대가 준비돼 있다. 이 중 가동되지 않은 여유분이 1만3,437대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질 경우 대응 능력이 순식간에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다. 일본 정부가 인공호흡기 증산 기업의 설비 투자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다.

아직까지 일본 정부는 경증환자나 무증상자에 대한 적극적인 검사보다 의료 붕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체제를 관리하면서 중증환자 치료 대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개인실을 비롯해 보건당국이 관리 가능한 병상 2만1,000개와 인공호흡기 3,000대를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인공호흡기 부족 사태에 직면한 미국과 유럽 상황을 허투루 넘기기 어려운 사실이다. 이탈리아에선 중증환자 치료가 제 때 이뤄지지 못한 게 1만명 이상의 사망을 불러온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누적 확진자가 14만명을 넘은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동차 업체 GM에 인공호흡기 생산을 요구한 상태다.

한편, 일본 정부는 최근 2주 내 한국ㆍ중국ㆍ미국ㆍ유럽 등 40여개국 체류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이르면 31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감염증 위험정보도 ‘방문 중지 권고’(레벨3)로 상향된다. 이 조치가 실행되면 한국의 경우 대구와 경북 일부에 한정된 입국 거부 대상 지역이 전역으로 확대된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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