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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또 멀어지는 북미 대화 재개…北, '정면돌파전'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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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제재 압박 고수 시사하자 北 격렬 반발

폼페이오 겨냥 "망발", "대통령 깔아뭉개" 비난

대화 재개에 선 그어…"대북 적대시 정책 불변"

대미협상국장 직책 공개…대화 기대 읽혀 주목

"우리 건드리면 다쳐" 군사행동 강화 경고도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왼쪽에서 두번째) 등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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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대북제재 동참 발언을 맹비난하며 북미대화 재개 의욕을 또 다시 잃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대신 "우리의 길을 가겠다"며 제재 압박을 자력갱생으로 돌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북한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은 30일 담화를 내고 "우리는 폼페오(폼페이오)의 이번 망발을 들으며 다시금 대화 의욕을 더 확신성 있게 접었으며 미국이 오랜 기간 우리 인민에게 들씌운 고통을 그대로 공포와 불안으로 되돌려 갚아주기 위한 우리의 책임적인 계획사업들에 더 큰 열의를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담화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화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을 촉구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대미협상국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생뚱같이 대조선 제재 압박을 고취했다"고 꼬집었다.

북한은 담화에서 대북제재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유인해야 한다는 미국의 협상 전략이 유지되는 한 비핵화 대화 재개에 응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북한이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여러 계기를 통해 표명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미협상국장은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가 아무리 훌륭하고 굳건하다고 해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변화시킬 수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관계가 좋지만 이로 인해 북미대화가 재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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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 브리핑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 이탈리아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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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이 그처럼 제창하는 대화 재개도 결국은 우리가 가는 길을 멈춰세워보려는 유인책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를 띄우는데 유혹돼 작심하고 가던 길을 멈출 것 같은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며 북한을 자극하는 폼페이오 장관을 비난했다. 그는 "자기 대통령이 좋은 협력관계를 맺자고 하는 나라를 향해 악담을 퍼부으면서 대통령의 의사를 깔아뭉개고 있으니 대체 미국의 진짜 집권자가 누구인지 헛갈릴 정도"라고 꼬집었다.

북한은 이날 '우리의 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정면돌파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자력갱생으로 대북제재 국면을 돌파하는 한편,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로 자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협력 제안을 계기로 떠오른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이 현실화되기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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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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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이 지난해 말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이후에도 비핵화 협상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관측돼 주목된다. 북한이 이번 담화 주체로 공개한 대미협상국장은 미국과 협상을 염두에 둔 직책으로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미국이 계속해서 북한을 자극할 경우 군사적 행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북한은 지난달 미사일 발사를 재개했지만 단거리 발사체로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 대미협상국장은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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