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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북 “폼페이오의 망발에 대화 의욕 더 확신성 있게 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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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적 핵개발에 압력” 발언 겨냥…신임대미협상국장 첫 담화

트럼프와 미 관료들 분리 대응해 비난 수위 조절하며 대화 의지



경향신문



북한이 30일 “폼페이오의 망발을 들으며 대화 의욕을 더 확신성 있게 접었다”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로 담화를 내고 “미국 대통령이 자기에게 유리한 시간과 환경을 벌기 위해 유인책으로 꺼내든 대화 간판은 국무장관의 망발로 심히 훼손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로 담화를 낸 것은 처음이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사진)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화상회의 개최 후 “북한의 불법적 핵·탄도 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담화는 “한쪽에서는 대통령이 신형코로나비루스 방역문제와 관련하여 ‘진정에 넘친 지원구상’을 담은 친서를 우리 지도부에 보내오며 긴밀한 의사소통을 간청하는 반면, 국무장관이라는 자는 세계의 면전에서 자기 대통령이 좋은 협력관계를 맺자고 하는 나라를 향해 악담을 퍼부으며 대통령의 의사를 깔아뭉개고 있으니 대체 미국의 진짜 집권자가 누구인지 헛갈릴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가 아무리 훌륭하고 굳건하다고 해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변화시킬 수 없으며 미국이 그처럼 제창하는 대화 재개도 결국은 우리가 가는 길을 멈춰세워 보려는 유인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제재를 비판하며 대화 재개는 없다고 못 박고 있지만, 대미 협상을 담당하는 자리를 신설했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북한의 대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관료들을 분리 대응해 대미 비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담화는 “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를 내세우면서 우리의 손발을 얽어매여 그 무엇을 막아보려는 미국식 각본에 이제는 꽤 익숙해졌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때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고도 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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