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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스라엘도 종교가 코로나19 확산 주범?… 환자 절반이 초정통유대교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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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 불과하지만 입원 50~60% 차지

네타냐후 총리도 자가 격리… 보좌관 감염
한국일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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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인구 대비 높은 감염률을 보여 이스라엘도 종교가 감염병 확산의 촉매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 채널12 등 현지 언론은 30일 소식통을 인용해 텔아비브 외곽 셰바의료센터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약 60%가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라고 보도했다. 이 병원은 이스라엘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또 중부 도시 페타티크바의 슈나이더의료센터의 경우는 환자 절반이, 예루살렘의 샤레제덱병원도 50∼60%가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로 파악됐다. 이 교파를 믿는 신자는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지만 코로나19 환자 비율은 5~6배에 달하는 셈이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들이 정부가 요구한 집회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아 감염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나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의 모스크처럼 초정통파 종교 모임이 바이러스 확산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신자들은 유대교 율법에 따라 종교적 수행에 몰두하면서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초정통파 신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하며 의료진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도 발생했다. 이날 예루살렘에서 초정통파 신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하려는 의료요원들에게 돌을 던져 1명이 다쳤다. 야코프 리츠만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즉각 “유대교 율법에 어긋나는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당국의 우려는 이스라엘의 코로나19 급증세와 무관치 않다. 정부가 외국인 입국을 전면 불허하고, 10명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등 강력한 통제정책을 펴고 있지만 신규 감염자가 매일 수백명씩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이스라엘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347명으로 이 중 15명이 숨졌다.

네타냐후 총리도 보좌관이 감염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의 업무 보좌관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총리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 생활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2주 전 실시된 코로나19 검사에선 음성으로 나왔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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