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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중국산 진단키트 정확도 30%… 각국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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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수입품 품질하자 논란

마스크도 밀착 안되고 필터 불량… 네덜란드 등 사용중단 조치

中 “서양이 품질문제 정치화” 주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마스크 및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했지만 곳곳에서 품질 하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측은 ‘서방이 품질 논란 문제를 정치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27일 네덜란드 보건부는 최근 중국에서 수입한 KN95 마스크 60만 장의 리콜을 결정했다. 필터 불량이 심각하고 일부는 얼굴에 밀착조차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이미 배포한 마스크의 사용도 중단시켰다.

앞서 26일 스페인 보건부는 중국 바이오이지테크놀로지로부터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 8000개의 사용을 중단했다. 유통되지 않은 키트 5만 개도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스페인은 이달 초 중국산 마스크 5억5000만 개, 진단키트 550만 개, 인공호흡기 950대 등 4억3200만 유로(약 58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의료용품을 주문했지만 하자 우려가 커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바이오이지테크놀로지 측은 키트의 정확도가 80%에 달한다고 선전했다. 하지만 스페인감염병학회(SEIMC)는 26일 해당 키트의 실제 정확도가 30% 미만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이 수입한 제품은 이 회사가 중국 현지에서 광고하는 제품과도 달라 논란이 됐다. 현지 제품은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혈액 샘플을 사용하지만 스페인 수입 제품은 환자의 비강에 면봉을 집어넣는 방식이다. 체코, 터키, 필리핀 등에서도 중국산 진단키트 오류 논란이 일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유럽에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중국 업체는 102개지만 현재 중국 정부의 의약품 판매 허가를 받은 곳은 13개에 불과하다. 중국 당국의 허가조차 받지 않은 제품이 버젓이 해외로 유통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문제가 생기면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의료장비 불량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세계 83개 국가에 진단키트와 마스크 등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이란 등에는 의료진도 파견했다. 중국의 지원에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용품을 싣고 온 중국 군항기가 착륙하는 영상과 사진 등을 여럿 게시했으며, 21일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은 감사의 표시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에 입까지 맞췄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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