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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국민 코미디언이 코로나로 사망" 일본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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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주일' 시무라 겐, 확진 판정받은지 6일만에 숨져… 친근한 인물 사망에 국민들 충격

도쿄 신규 확진 일주일새 4배로… 日의사회 "긴급 사태 선포하라"

조선일보

코로나 감염증에 걸려 사망한 일본의 ‘국민 코미디언’ 시무라 겐의 2012년 모습. /AP 연합뉴스


일본에서 '국민 코미디언'으로 사랑받았던 시무라 겐(70)씨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다 29일 사망했다.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가 코로나 때문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일본 전역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더 강력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시무라는 지난 17일 몸이 나른하고 피곤해져 집에서 요양을 시작했고, 이틀 뒤 발열·호흡 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23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인공심폐 장치 등으로 치료받다 29일 밤 세상을 떠났다. 그가 어떻게 코로나에 감염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소속사 관계자는 그에게 지병이나 기초 질환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950년 도쿄에서 태어난 시무라는 콩트 개그에 강해 '일본 희극왕'으로 불렸고, 방송 진행자로도 명성을 날렸다. 한국 팬들 사이에선 '일본의 이주일' '일본의 이경규'로 알려져 있다. 전성기엔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시청률이 40~50%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최근까지도 '천재 시무라 동물원' '시무라 나이트' 등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을 갖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일본 국민은 시무라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그가 치료받던 신주쿠구 병원 앞에 꽃을 들고 온 여성은 TBS에 "TV에서 건강한 모습을 봤는데 너무 충격적이고 아쉽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이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의 죽음으로 일본 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도 급격히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본에선 지난 24일 도쿄올림픽 연기가 결정된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도쿄도에선 24일 17명이던 1일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어 28일 60명대를 돌파했다. 도쿄도와 지바현 등 수도권 5개 광역 지자체가 주말인 28~29일 지역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하는 등 확산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29일 도쿄도에서 환자가 68명 발생해 하루 최다 확진 기록이 깨졌다. 보건 당국은 68명 중 3분의 1이 넘는 26명의 감염원 확인에 실패했다.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시무라씨가 (발병 후) 매우 짧은 기간에 사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무서운 점이며 국민도 이런 사실을 강하게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의사회는 30일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그에 따라 대응할 시기"라고 제안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도 "이전과 상황이 명확하게 다르다. 긴급사태 선언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긴급사태 선언 가능성에 대해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도쿄=이태동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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