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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현대백화점은 왜 알짜 자회사를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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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현대HCN, 케이블TV만 떼어낸 후 매각 추진…현대HCN은 누구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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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케이블TV 사업을 매물로 내놨다. 현대HCN의 케이블TV 사업을 물적 분할해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현대HCN는 케이블TV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춘 알짜 자회사다. 영업이익만 매년 400억원을 낸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지난해 약 700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블TV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현금 창출능력을 보유했다. 현대백화점은 왜 알짜 자회사를 매물로 내놨을까.



현대HCN, 케이블TV 따로 떼어내고 매각 추진




현대HCN(현대에이치씨엔)은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다고 30일 공시했다. 이후 따로 떼어낸 케이블TV사업부문의 매각 추진을 검토한다.

기존 현대HCN을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에이치씨엔(신설법인)’으로 분할하는데, 신설법인 현대에이치씨엔이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가져간다. 나머지 모든 사업부문은 현대퓨처넷에 남겨둔다. 매각 검토 대상은 기존 현대HCN에서 방송·통신 사업부문만 따로 떼어낸 신설법인 현대에이치씨엔과 현재 현대HCN 자회사 현대미디어 등 미디어 사업부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국내 유료방송시장 구조 개편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 진출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분할과 매각 추진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시장 구도가 통신사업자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는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송·통신 사업부문 분할 및 매각 추진을 검토하게 됐다”고 했다.

업계에선 통신 3사의 IPTV(인터넷TV)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유료방송 시장 환경이 결정적인 배경이라고 꼽는다. 지난해 케이블 TV 업계 1, 2위 기업인 LG헬로비전(옛 CJ헬로)과 티브로드가 각각 LG유플러스, SK텔레콤에 팔렸다. 3위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도 매물로 나와 있다. 케이블TV 사업자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도 더 이상 늦기 전에 ‘좋은 몸값’을 받고 파는 게 상책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현대HCN은 누구 품에?…유료방송 M&A 2차전 예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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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료방송 시장 인수합병 이후 KT(31.31%), LG유플러스(24.72%), SK브로드밴드(24.03%) 순으로 시장점유율이 변했다. KT 독주 시대가 끝났고 사실상 1,2,3위 사업자들의 점유율 차이가 대등해졌다.

현대HCN이 매물로 나오면서 추가 M&A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입자 수가 곧 경쟁력이 되는 미디어 시장에서 추가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는 올해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T가 인수를 재추진할 경우 1위 사업자 지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고 SK텔레콤 입장에선 LG유플러스를 넘어 KT와 주도권 다툼을 벌일 동력이 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현대HCN의 가입자는 134만5365명이다. KT계열,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딜라이브, CMB에 이어 유료방송업계 6위다. 특히 현대HCN는 수도권에 서비스 지역이 많은 케이블TV 사업자다. 영업이익도 매년 400억원 이상 꾸준히 내고 있어 통신 3사 모두에게 매력적인 매물로 주목받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LG유플러스에게 업계 2위 자리를 내준 SK브로드밴드가 꼽힌다. LG유플러스도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로 꿰찬 2위 자리를 내주진 않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1월 PG사업부(전자결제사업부) 매각으로 실탄(인수자금)도 다시 장전했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구현모 대표이사 체제로 새 출발하는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KT는 그동안 특정 사업자가 가입자 점유율 3분의1을 넘지 못하게 제한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발목을 잡혀 이렇다 할 M&A 전략을 펼치지 못했는데, 국회와 정부가 규제 재도입 대신 사후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M&A에 참전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 대표가 외부 M&A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두면서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HCN이 딜라이브보다 가입자수는 적지만 채무 상태도 우수하고 가입자 분포가 강남·서초 지역에 밀집해 있는 우량매물”이라며 “점유율 2위를 탈환하려는 SK브로드밴드가 먼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3사 모두에게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현 기자 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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