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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신간] 현대 타이베이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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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광개토태왕릉비 연구·비유물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현대 타이베이의 탄생 = 수숴빈 지음. 곽규환·남소라·한철민 옮김.

오늘날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臺北)가 탄생한 역사적 과정을 국립대만문학관장인 저자가 분석했다.

그는 '타이베이시'라는 행정 명칭이 처음 등장한 시기가 정확히 100년 전인 1920년이라고 설명한다. 청나라 때 타이베이는 단수이청(淡水廳)이었고, 19세기 후반에야 '타이베이부'가 만들어졌다.

과거에 타이베이에는 맹갑, 대도정, 성내라는 세 거리가 있었다. 각 거리는 독자성을 띠면서도 서로 연결됐다. 그런데 일제가 대만을 지배하면서 타이베이 정비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저자는 일제가 지역의 고유 의미를 해체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창출했으나, 과학적 이성에 기반해 체계적인 도시 계획을 수립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타이베이는 제국 중국이 아니라 일본 식민지 시기에 완성됐다"며 "타이베이시는 인구 증가나 시가지 확장 같은 자연적 현상의 결과가 아닌 공간에서 작동하는 특정한 현대 권력의 사회적 산물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산지니. 400쪽. 2만5천원.

연합뉴스


▲ 새로운 광개토태왕릉비 연구 = 이찬구 지음.

중국 지린성 광개토왕비 판독과 관련해 학계 논쟁이 이어지는 이른바 '신묘년조'를 새롭게 해석했다.

대전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신묘년조 '이왜이신묘년래도해파백잔□□'(而倭以辛卯年來渡海破百殘□□) 문구에 주목했다. 이 문구는 '왜가 신묘년에 바다를 건너와 백제 □□를 깨뜨렸다'로 번역돼 임나일본부설 근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에 국내 학계는 이 문장에 고구려라는 주어가 생략됐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저자는 1907년 에두아르 샤반느가 남긴 광개토왕비 탁본을 검토해 '왜'라는 글자가 심하게 손상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전에도 '왜' 자가 변조됐다는 견해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왜(倭) 자에 조작·변조 가능성이 있으며, 원형은 임금 제(帝)로 봐야 한다"며 '파백잔□□'에서 그동안 읽지 못했던 부분은 '연왜'(連倭)로 추정된다고 주장한다.

이어 "신묘년조에서 왜는 주어가 될 수 없고, 고구려의 제(帝)가 백제와 왜를 공격했으며 신라는 그 보호 대상이 됐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개벽사. 324쪽. 2만8천원.

연합뉴스


▲ 비유물론 = 그레이엄 하먼 지음. 김효진 옮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사례를 통해 사회적 객체를 분석하는 새로운 철학적 방법을 소개했다. 저자는 미국 출신 철학자로 현대철학의 사변적 실재론 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저자는 '비유물론'과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논한 뒤 결론에서 객체 지향 존재론의 15가지 잠정적 규칙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행위자가 아니라 객체', '유물론이 아니라 비유물론', '객체는 그것이 거둔 성공보다 인접한 실패로 더 잘 알게 된다', '공생은 비호혜적이다', '공생은 비대칭적이다' 등이 포함됐다.

갈무리. 264쪽. 1만6천원.

연합뉴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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