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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류 조상 일부 약 200만년 전까지도 나무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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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대퇴골두 골밀도 분석 결과 유인원에 가까워

연합뉴스

남아공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서 발견된 370만년 전 화석 [자료사진]
[EPA/KIM LUDBROOK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현생 인류의 조상 중 일부는 약 200만년 전까지도 나무에서 생활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류가 나무에서 내려와 직립 보행을 한 것은 침팬지나 고릴라 등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과 사람아족(Hominina)을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으로 꼽혀왔다. 숲에서 나와 들판을 똑바로 서서 걷기 시작하면서 손을 자유롭게 쓰고 뇌용량도 커지며 두뇌가 발달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지적돼 왔는데, 그 시기가 약 600만년 전으로 추정돼 온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것이다.

영국 켄트대학 인류보전학과 레오니 게오르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스테르크폰테인 동굴에서 고인류의 다리 뼈 화석을 분석한 이런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켄트대학 등에 따르면 이 화석들 중 하나는 약 218만년 전 초기 사람속(Homo)이나 파란트로푸스 로부스투스(Paranthropus robustus)의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하나는 280만~200만년 전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의 화석으로 분석됐다.

이 화석 뼈들은 대퇴골두(頭)의 둥근 부위나 무릎과 연결된 평평한 관절구 등 외형상 유인원보다는 현생인류에 가까워 직립보행을 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둥근 대퇴골두의 골밀도 분석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직립 보행을 하게 되면 골반과 맞물려 고관절을 형성하는 둥근 대퇴골두의 뒷부분이 압력을 받아 골밀도가 강화되는 반면 나무를 타는 유인원은 둥근 대퇴골두 윗부분의 골밀도가 늘어나는데 이를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확인했다.

A.아프리카누스의 대퇴골두 골밀도는 현대 유인원에 가까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생 인류와 비슷한 것으로 나왔으며, 초기 사람속이나 P.로부스투스로 추정되는 고인류의 대퇴골두 골밀도는 유인원 쪽에 훨씬 더 가까웠다.

이런 결과는 인류 조상 중 일부가 직립보행을 했지만 유인원이 나무를 타는 것과 같은 자세로 고관절을 정기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매튜 스키너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보여준 것처럼 뼈의 외형적 형태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끌 수 있다"면서 "다른 뼈의 내부구조를 추가 분석하면 석기 제작이나 사용 등과 같은 주요 행동의 진화에 관한 흥미로운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게오르규 박사는 "수백만년 전에 살았던 인류 조상의 실제 행동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것"이라면서 "고인류 화석을 CT로 스캔할 때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관해 새로 배울 기회를 갖게 된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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