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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현대차, 싱가포르에 모빌리티 혁신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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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대자동차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 중 하나인 싱가포르에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혁신기지를 세운다. 현대차는 이곳에 소규모 전기차 시범생산 체계를 갖추고 지능형 제조 플랫폼과 고객 주문형 생산 시스템, 라스트마일과 수요 응답형 셔틀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을 실증할 계획이다. 31일 현대차는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고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싱가포르 서부 주롱 산업단지에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혁신센터(Hyundai Mobility Global Innovation Center in Singapore·HMGICs)'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HMGICs가 미래 모빌리티 가치사슬 전반을 혁신할 새로운 사업과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신개념 '오픈 이노베이션 랩(Lab)'이라고 소개했다. 4만4000㎡ 용지에 조성되는 HMGICs는 오는 5월 착공해 2022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싱가포르 정부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고, 최근 HMGICs에 대한 투자를 확정했다. 당초에는 2021년 말 가동 예정인 인도네시아 공장과 연계해 전기차 생산기지로 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그룹 모빌리티 전략, 정부·노동조합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소규모 전기차 시범생산을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 혁신기지로 선회했다.

HMGICs는 세계 최고의 개방형 혁신 중심지를 목표로 싱가포르의 혁신 생태계와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 담당 조직을 결합해 신사업을 실증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차량의 '개발-생산-판매'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혁신 기술 연구로 신규 시장과 고객을 창출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해 말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61조1000억원을 투자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역량을 확보한다는 중장기 투자 계획인 '2025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동화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 등에 20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최근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한 현대차는 HMGICs 설립으로 모빌리티 전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HMGICs는 소규모 전기차 시범생산 체계를 갖추고 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사람 중심의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자리 잡게 된다. 지능형 제조 플랫폼이란 차량 조립과 물류, 검사 등 공정에 일반적인 자동화 수준을 넘어서 고도화·지능화된 제조 기술을 적용한 생산 방식을 말한다. 인력 투입을 최소화해 생산 공정을 효율화하고 근무 환경 개선, 작업장 안정 등 효과가 기대되는 혁신 기술이다.

현대차는 지능형 제조 플랫폼에 적합한 차량 설계 구조를 개발하는 동시에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도 적극 도입한다. 이러한 혁신 기술과 연계해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사양에 따라 맞춤형으로 차를 생산하는 고객 중심의 '주문형 생산' 시스템도 연구한다. 이 밖에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이용한 라스트마일과 수요 응답형 셔틀, 각종 교통수단을 연계한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등이 실증 대상이다.

서보신 현대차 사장은 "HMGICs는 현대차가 구상하는 미래를 테스트하고 구현하는 완전히 새로운 시험장"이라며 "현대차 혁신 의지와 싱가포르 혁신 생태계를 융합해 기존 틀을 탈피한 신개념 비즈니스와 미래 기술을 개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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