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코로나가 불러온 수축경제…`3월 성적표`가 더 두렵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2월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가시화하며 이번 경제 위기의 특징도 보다 선명히 드러나고 있다. 내수·소비 분야와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올해 2월 전체 산업의 생산은 전월 대비 3.5%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설비투자도 4.8% 축소됐다.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심화되며 기업심리 하락폭은 금융위기보다 훨씬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타격을 입은 내수·소비 분야다. 역대 최대 하락폭 기록을 경신한 서비스업생산지수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전월 대비 -18.1%), 예술·스포츠·여가(-27.2%)의 감소세가 돋보였다. 소매판매 역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잡화점 등 주로 생필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판매액이 늘었지만, 사치품 판매 비중이 큰 백화점(-29.3%)과 면세점(-45.6%) 등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백화점의 판매액 하락폭은 1995년 이후 최대치이며 면세점 판매액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있었던 2015년을 제외하면 가장 크게 감소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0.7포인트 하락하며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것도 내수 부문의 부진 탓이다. 경기동행지수는 총 7개 하위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소매판매액지수'와 '내수출하지수' 등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제조업은 2월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자동차는 중국에서 부품 조달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산이 27.8% 줄었다. 이에 따라 전후방 사업인 플라스틱, 전기장비, 기계장비 등도 전체적으로 생산 감소를 겪었다. 다만 반도체는 예외적으로 선방했다. 2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3.1% 증가했으며, 반도체 출하량도 9.7% 늘어났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3월에 접어들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조덕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제조업 특성을 감안하면 2월보다는 3월 지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가깝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물지표가 최악으로 치닫자 기업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은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월보다 11포인트 추락한 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2월 52를 기록한 이후 11년1개월 만의 최저치다.

[문재용 기자 / 송민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