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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 준비 없는 온라인 개학… 혼란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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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일부터 3단계로 나눠 초·중·고 온라인 개학하고, 등교는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9일 중·고 3학년, 16일 중·고 1~2학년과 초등 고학년, 20일 초등 1~3학년이 온라인 개학한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유치원은 원격수업 없이 계속 휴업하고, 어린이집 개원도 무기 연기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2월 3일로 2주 연기됐다.

정부 조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학습권 보장을 고려한 고육지책이지만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가 하늘을 찌른다.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나 녹화 강의 영상을 인터넷으로 올려야 하는데 기반이 갖춰지지 않았다. 쌍방향 수업이 가능한 학교는 1% 미만이라고 한다. 교사들의 온라인 수업 역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코로나19 여론에 밀려 급하게 서두른 탓이다.

교육개발원의 2018년 ‘중등교육 온라인 교육체제 구축 방안’ 에 따르면, 중·고교생 중 원격수업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0.3%뿐이었다. 같은 해 전국의 중학교 610곳, 고등학교 696곳이 원격수업을 했다. 이것도 시범학교 중심으로 운영돼 일부 교사와 학생만이 온라인 수업을 경험했다는 얘기다. 그 후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교사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온라인 수업을 위해 가정에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구비돼야 한다. 교육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이제서야 필요한 기기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한다. 교육청·학교에 12만여 대가 비축돼 있다고 하는데 소외계층, 다자녀 가정에 차질 없이 보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이 집에서 집중해 수업을 들을 것인지도 문제다. 초등학생은 쌍방수업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부터 초·중·고 온라인 개학 방침을 밝혔고 교육 현장의 혼란이 초래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교육부가 부랴부랴 개학 일정을 조정했다고 하지만 일주일씩 늦춰졌을 뿐이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꼴이다. 준비가 안 돼도 수업을 할 수야 있겠지만, 수업다운 수업은 어려울 것이다. 교육당국은 대면수업에 못잖은 온라인 수업 체계를 시급하게 갖춰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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