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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로나 채권' 합의 실패하자.. 이탈리아, EU 탈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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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총리 "국수주의 다시 퍼질 것"


영국의 브렉시트 서명안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유럽연합(EU)의 또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재정지원용 '코로나 본드' 발행을 촉구하는 이탈리아에서 EU탈퇴 목소리까지 나오는 등 회원국들간 갈등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30일(현지시간) EU가 코로나19 공동 대응에 실패한다면 유럽에 국수주의가 다시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ANSA통신에 따르면 콘테 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이탈리아 등에서 반EU 정서를 부추길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EU를 겨냥한 이탈리아의 작심 발언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공동 채권인 '코로나 본드' 발행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비롯됐다.이탈리아 정치권에서는 공채 발행 논의가 무산된 뒤 위기 대응에 미온적인 EU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파 민족주의 정치 세력은 이참에 다시 한번 영국과 같은 EU 탈퇴를 공론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위기 상황에서 EU의 본질이 드러났다"며 "일단 위기부터 해결하고 나서 EU를 떠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코로나 본드 발행에 총대를 맨 가운데 남부 국가들의 반 EU 전선도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EU 회원국들은 지난주 정상회의에서 '코로나 본드' 발행을 논의했지만 회원국 간 입장차이로 합의에 실패했다. 현재 EU 남부국가인 프랑스, 스페인,이탈리아가 코로나 본드 발행에 적극적인 반면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반대 입장에 서 있다.

공동채권이 발행되면, 이탈리아 등 코로나19의 타격이 큰 회원국들이 낮은 이율로 돈을 빌려 병원 지원이나 기업들의 도산을 막는 조치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이 양호한 회원국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신용도 하락 등의 부담이 커지는 위험이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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