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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온라인서도 대면수업 구현 가능” [사상 첫 온라인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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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수업 우려 속 긍정 목소리도 / “온라인 K교육 우수성 알릴 기회” / 한국 학생, 컴퓨터 소양능력 2위

“교사도 학생도 1주 내외의 적응기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현장 교사들은 이미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교육 당국이 ‘온라인 개학’ 방침을 확정하자 ‘부실 수업’에 대한 학부모, 학생, 교사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2일부터 자체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온 김수호 서울대 사범대학 부설초 교사는 31일 이같이 말했다.

세계일보

31일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1학년 영어 수업이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뉴스1


김 교사뿐만이 아니다. 한국 스마트교육 1세대로 꼽히는 조기성 스마트교육학회장(계성초 교사)도 같은 의견이다. 조 회장은 “대단한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온라인상에서도 실제 수업과 거의 비슷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대면 수업에서도 자료를 틀어주거나 학생에게 일방향으로 설명하는 강의형 수업이 이뤄지고 있고, EBS 방송이나 구글 문서 등 대중화된 플랫폼을 이용하면 온라인상에서 모둠 토의 등 대면 수업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출석, 발표 등 필요할 때만 사용하면 된다”며 “모든 수업에 실시간 쌍방향 플랫폼을 요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수업을 바라보는 교육계 일각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이들은 “교육 당국과 교사들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김 교사와 조 회장 모두 온라인 수업이 오히려 더 큰 장점을 발휘할 때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 회장은 “온라인 수업은 모든 데이터가 기록으로 남겨진다. 학생 각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교실 집합수업보다 한결 수월하게 개별화·맞춤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며 “데이터가 쌓이면 정부에서 추진하는 인공지능(AI) 교육과정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최근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온라인 학급방 운영 비법을 종합한 ‘학교온(On)’, 온라인 학습운영 원격지원 자원봉사단 ‘교사온(溫)’ 등을 소개하며 학습결손 방지에 전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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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화면을 마주하는 온라인 수업은 문해력 등에 영향을 미쳐 대면 수업에 비해 학습 성취도가 떨어지진 않을까. 지난해 말 발표된 ‘국제 컴퓨터 정보 소양 연구(ICILS) 2018’에 따르면 적어도 한국 학생은 이 같은 우려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CILS는 컴퓨터·정보 소양 및 컴퓨팅 사고력 측정·비교를 통해 각국 학생의 성취도를 평가하는 국제적 연구로, 평가 결과 한국은 컴퓨터·정보 소양 능력에서 10개국 가운데 덴마크(553점) 다음인 2위(542점)를 차지했다. 컴퓨팅 사고력 분야에서는 평균점수 536점으로 연구에 참여한 8개국 중 1위였다. ‘교육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독일, 프랑스 등은 두 분야에서 모두 4∼6위에 그쳤다.

김 교사는 같은 맥락에서 이번 온라인 수업이 한국 교육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김 교사는 “정부가 신속한 대응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하는 등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꿔냈다”며 “한국보다 IT 인프라가 덜 갖춰진 중국·미국·호주 등도 이미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온라인 수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투자가 속속 이뤄지고 있으므로, 한국이 조만간 세계에서 참고할 만한 수업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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