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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호텔엔조이 이어 HTC도 회생신청…코로나 한파에 관광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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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안채원 기자] [호텔·리조트 위탁운영사 에이치티씨(HTC) 기업회생절차 신청…코로나 직격타에 여행·호텔업계 줄도산 위기]

머니투데이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국내 관광산업의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잇따라 휴·폐업하는 가운데 내외국인 투숙객의 발길이 끊긴 호텔업계에서도 바닥을 치는 업황을 버티지 못하고 도산하는 업체가 나오고 있다.

31일 서울회생법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리조트 전문 위탁운영회사 에이치티씨(HTC)가 지난 26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기업회생절차는 과도한 부채 등에 따른 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기업이 법원의 관리 아래 구조조정하는 제도로, 법원이 회생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하면 회생절차를 진행한다. HTC의 회생 심문절차는 내달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HTC는 호텔신라 출신인 김곤중 대표가 1997년 설립한 국내 최초 호텔·리조트 전문 운영 법인이다. 2018년 기준 연 매출 약 200억 원이며 임직원 수는 200여 명이다. 현재 호텔아벤트리 부산과 청풍리조트, 라마다앙코르마곡호텔 등 4개 호텔·리조트 784개 객실과 대덕특구게스트하우스 등의 운영을 맡고 있다.

HTC는 1990년대 한솔그룹이 세운 오크밸리의 객실과 식음시설의 위탁운영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국내외 호텔과 리조트 뿐 아니라 서비스드 레지던스, 연수원, 평창올림픽미디어레지던스 등 30여개 사업장 3000여개 객실 운영 실적을 올렸다.

이처럼 HTC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포트폴리오도 보유할 만큼 20년 넘게 성장을 이어왔지만, 최근 악화일로를 걷는 업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파산까지 이르게 됐다. HTC는 이번 회생신청에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겹친 데 따른 심각한 경영손실을 이유로 밝혔다.

실제 연초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지속 확산하고, 이달 들어선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단계까지 진입하며 국내 관광업계는 존폐기로에 놓였다. 먼저 중·소형 여행사들이 폐업하고 대형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주3일 근무와 유급휴가에 돌입하는 등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이다. 지난달 숙박전문예약업체 '호텔엔조이' 운영사인 메이트아이도 경영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인바운드 여행수요가 끊긴 호텔·리조트 업계도 마찬가지다. 60~70%에 달하던 서울시내 주요 호텔들의 객실점유율(OCC)이 10%대로 뚝 떨어지면서 국내 최대 호텔체인인 롯데호텔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유급휴직을 실시키로 했다. 서울 시내에서 손꼽히는 특급호텔인 워커힐도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객실 영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여행과 숙박 등 관광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커지자 정부는 관광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긴급금융지원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수 년간 이어진 불황에 이번 코로나 직격타로 매출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여행수요 회복 시점까지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거나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업체가 지속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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