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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러시아 코로나19 대처로 발묶인 한국교민들 "전세기 띄워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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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국민청원…주러대사관 "러 전세기 이용 가능성 파악 후 추진"

모스크바 전 주민 '자가격리' 조치로 교민 재외국민투표도 무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도 전염병 확산에 따른 당국의 제한 조치로 여러 어려움과 불편을 겪고 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시정부는 30일부터 모든 주민에 대해 자발적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긴급한 의료 지원을 받기 위해서거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 위협이 있을 경우, 집에서 가까운 상점과 약국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러 가는 경우 외엔 집 밖으로 나가지 말도록 지시했다.

형식상 자발적 격리지만 당국이 이행을 강제하고 위반할 경우 행정 처벌 등이 가해지는 사실상의 의무격리에 해당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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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순찰하는 러시아 경찰.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자료사진]



모스크바 시당국은 감시 카메라 등의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자가격리 위반 여부를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하원은 31일 의무적 격리 조치(Quarantine) 위반자에 대해 위반 행위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최대 5년, 2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면 최대 7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법률안을 채택했다.

당국의 강력한 감시와 처벌 예고에 대다수 모스크바 시민은 물론 약 1천500명의 현지 한국 교민들도 집 안에 갇혀 지내고 있다.

사실상의 이동 제한 조치로 현지 한국교민들은 재외국민투표도 못하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상황으로 제21대 국회의원 재외선거사무가 중지된 지역에 모스크바를 포함했다.

이로써 4월 1일~6일 주러 한국대사관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할 예정이던 약 740여명의 현지 교민들이 참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은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서고,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모스크바 시장령이 발표되어 사실상 이동금지 조치가 취해지는 등 엄중한 현지 상황을 고려해 재외국민선거사무가 중지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외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이해를 당부했다.

31일 현재 러시아 전체 코로나19 확진자는 2천337명이며, 모스크바의 발병자는 1천61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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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옮기는 러시아 의료진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행 항공편도 완전히 끊겨 귀국을 희망하는 교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앞서 지난 27일부터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결정을 발표하면서 외국 체류 자국민 귀국과 러시아 체류 외국인의 본국 귀환을 위한 항공편은 예외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론 모스크바-인천 구간 항공편이 운항되지 않고 있다.

당초 30일 저녁 8시45분 정상적으로 출발할 예정이던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모스크바-인천 노선 Su-250편 여객기도 출발 몇시간 전 갑작스럽게 운항이 취소돼 해당 여객기를 이용하려던 약 150명의 한국 교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화물을 부치고 탑승 수속까지 마친 뒤 출국장으로 들어갔던 일부 승객들은 부랴부랴 돌아 나와야 했고, 시베리아 옴스크 등 지방에서 올라온 교민들은 모스크바에서 투숙할 곳을 급하게 찾아야 했다.

출국하지 못한 한국 승객들은 자체 단톡방을 만들어 귀국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외국인 출국이 막혀 러시아에 발이 묶인 유학생들을 전세기로 데려와 달라'는 청원 글도 올라와 이날 현재 950여명이 서명했다.

교민 귀환을 위한 특별 전세기 운항 계획과 관련, 주러 한국대사관은 "교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른 항공편을 최대한 알아본 뒤 대안이 없으면 한인회와 협의해 전세기 운항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단은 러시아가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자국민을 실어오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인천행 전세기나, 유럽 등 다른 국가로 운항할 러시아 전세기에 귀국 희망 한국 교민들을 태워 국내로 들여보내는 방안을 물색하고, 이런 대안들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우리 자체 특별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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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객기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자료사진]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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