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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하루 8명 추가확진 의정부성모병원 폐쇄… 2400명 전수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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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병동 환자-간병인 잇단 확진… 대형병원내 집단감염 가능성 커져

30일 70대男 확진 4시간후 사망… 2주 입원한 80대 환자도 양성판정

동아일보

1명 검사에 15분… 초스피드 ‘워킹스루’ 등장 31일 부산 남구보건소 앞 부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의 검체를 의료진이 부스 안에서 손만 내놓은 채 채취하고 있다. 피검사자가 부스로 들어가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의료진이 안에 들어가 별다른 소독이 필요 없다. 이에 따라 25분가량 걸리던 검사 시간은 15분으로 단축됐다. 이 장비는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이 고려기연과 협업해 개발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경기 의정부에 있는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이 1일 오전 8시부터 병원 폐쇄에 들어간다. 3월 31일 하루에만 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전날에는 70대 남성 환자가 확진 약 4시간 만에 숨을 거두기도 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의료진과 직원, 입원 환자가 2460여 명에 이르는 경기 북부의 대표적 대형병원으로 집단 감염 우려가 크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70대 남성은 이 병원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약 4시간 만인 3월 30일 오전에 사망했다. 이 남성은 앞서 16일 폐렴 증상으로 응급실에 입원해 17, 18일 두 차례나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폐렴이 호전돼 25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퇴원한 뒤 경기 양주에 있는 한 요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28일 갑작스레 호흡 곤란과 발열 증상을 보인 이 남성은 29일 다시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실로 돌아와 검사를 받고 확진된 이후 다음 날인 30일 목숨을 잃었다.

병원 8층 병동에 입원하고 있던 A 씨(82·여)도 같은 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고관절 골절로 동두천중앙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결핵 판정을 받고 지난달 12일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옮겨 왔다. 8층에 있던 1인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고관절 수술을 앞둔 29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후 검사를 진행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정부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감염된 경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병원 내 감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즉각 A 씨가 입원해 있던 8층 병동 의료진과 환자 등 512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31일 A 씨의 간병인과 같은 층 환자 등 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시에 따르면 22, 24일 어머니를 돌보려 8층 병동을 방문한 50대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24∼26일 인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모친상을 치른 뒤 기침과 몸살 증세를 보여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A 씨의 간병인(79·여)은 지난달 15일부터 A 씨를 돌봐 온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과 의정부시 녹양동 자택을 오가며 주로 택시를 탔다. 마스크는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층에서 다른 환자를 맡았던 또 다른 간병인 2명과 4층에서 근무한 간병인 1명도 확진됐다.

A 씨와 같은 층에 머무르던 환자 2명도 확진됐다. 복통과 감기 몸살 증상으로 지난달 13일부터 입원해 있던 50대 남성과 심장내과에서 치료를 받던 70대 여성이다. 8층에서 근무했던 간호사(24·여)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간호사는 최근 식당과 화장품 가게, 코인노래방 등을 방문했으나 외출할 때는 거의 마스크를 썼다고 한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병원에서 눈 수술을 받은 한 환자는 “내일까지 입원할 예정이었는데 확진자가 여러 명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오늘 하루 일찍 퇴원한다”며 “다른 입원 환자들도 불안해서 퇴원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병원이 폐쇄되면 외래 진료는 중단한다. 현재 입원한 환자 460여 명은 기존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과 직원, 입원 환자 전원을 대상으로 사흘 동안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ksy@donga.com / 의정부=이청아 / 김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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