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1일 발표한 3월 전국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서 대기업 제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업황판단지수(DI)는 마이너스(-)8로 나왔다.
단칸지수는 체감 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에서 ‘나쁘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을 빼서 산출한다. 대기업 제조업 DI가 마이너스로 전락한 건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시작하기 전인 2013년 3월 조사 때(-8) 이후 처음이다.
대기업 제조업 DI는 미·중 무역전쟁과 대형 태풍의 영향으로 계속 악화하다가 코로나19 사태로 한층 더 나빠졌다. 작년 12월에는 제로(0)였는데, 불과 3개월 새에 8포인트나 더 떨어진 것이다. 하락 폭은 2012년 12월 조사 때의 9포인트 이후 최대다.
DI는 조사 대상인 주요 16개 업종 중 15개 업종에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격히 떨어진 데다 공급망 차질에 의한 부품 조달난이 생산 활동 정체를 초래하면서 조선·중공업 및 산업용 기계, 철강 등에서의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금까지 비교적 견조했던 서비스업의 체감경기도 급격히 얼었다. 대기업 비제조업의 DI는 플러스(+)8로, 직전 조사 때보다 12포인트나 악화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조사 때(22포인트) 이후 11년 만의 최대 폭이다.
숙박과 음식 서비스는 70포인트 악화한 -59, 레저 시설 등을 포함한 개인용 서비스도 31포인트 악화한 -6으로, 전반적으로 침체가 심했다. 인바운드(방일 관광객) 급감과 외출 자제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악화 폭은 2004년 3월 조사 때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10월 소비세율 인상도 영향을 미쳤다.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더 나빠졌다. 중소 제조업의 DI는 6포인트 악화한 -15로, 2013년 3월 조사 때 이후 최저 수준이 됐다. 중소 비제조업 DI도 8포인트 악화한 -1로 2014년 12월 조사 이후 최저 수준이 됐고, 악화 폭은 2009년 3월 조사 때(13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이번 조사는 3월 11일까지 응답한 약 70%의 기업을 대상으로 산출했다. 올 여름에 예정됐던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된 영향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이투데이/배수경 기자(sue687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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