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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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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이상한 고집···확진자 최다인데 "일터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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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남미에서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일터로 돌아가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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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무료 급식소의 모습.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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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준 확진자는 5717명. 중남미에서 가장 피해가 크다. 사망자 역시 20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경제 회생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따르지 않는 것은 물론, 전문가들의 견해도 무시하고 있는 처사다.

급기야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보건부 장관을 필두로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 등이 반기를 들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력히 주장하면서다. 특히 모루 장관은 브라질의 부패 척결을 이끌며 전 국민의 지지를 얻은 정치 스타라 발언의 무게가 남다르다.

장관들뿐만이 아니다. 상원의원들도 사회적 격리를 촉구하는 성명에 서명했고, 연방대법원장, 연방검찰총장 등도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야당 연합은 대통령의 자진 사임을 촉구하는 한편 그를 연방대법원에 고발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을 위기에 빠뜨렸단 이유다. 만약 연방대법원과 하원이 이를 인정하면 대통령의 직무가 180일간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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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감염증 확산에도 적절한 보건 조치를 내리지 않아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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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일찌감치 '보우소나루 퇴진 시위'를 벌였다. 발코니나 창가에 서서 냄비를 두드리는 '냄비 시위'를 통해 그의 독단적인 행보를 규탄한 것이다. 브라질 좌파 진영을 이끄는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역시 "관리 능력이 없음에도 누구에게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 위기의 중심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지 않는 곳은 사실 브라질뿐 아니다. 북유럽의 부국 스웨덴 역시 '집단 면역'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성숙도와 의료 체계가 브라질과는 다르다.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빈민가가 대도시 곳곳에 있는 브라질에서 이런 방식을 택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중남미 각국에선 감염증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30여 개국에서 1만6000명을 넘는 환자가 나왔다. "외출을 멈추지 마라"는 발언 등으로 뭇매를 맞았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자국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자 보건 비상사태를 발표하고 비필수 사업장의 영업을 중단하는 등 방향을 선회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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