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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마스크 착용으로 입장 바꾼 트럼프 “스카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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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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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책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면서 “스카프도 매우 좋다”고까지 말했다. 마스크 공급량 부족 상황에서 그 대용품으로 스카프를 지목한 것이다.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이던 미 정부가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속도에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있는 기류를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 권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내가 느끼기로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길 원한다면 분명히 해로운 것은 없다. 그렇게 하라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보건용 마스크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단 점을 고려한 듯 “수백만 개의 마스크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 마스크들이 병원으로 가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용 마스크 대용으로 스카프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가서 마스크를 구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스카프를 갖고 있으니 그 스카프를 사용하라”고 권장했다. 마스크 외 어떤 것이라도 코와 입을 가리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TF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공식 지침을 수정할지를 여전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미국과 유럽 각국은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을 지양하는 지침을 유지해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이 감염병 확산 예방에 큰 효과가 없다고 밝힌데다 마스크가 가장 필요한 의료기관마저 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르고 무증상 감염자들로 인한 확산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면서 곳곳에서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권고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면적 마스크 사용이 코로나19 확산을 줄일 수 있다는 내부 보고서를 최근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는 식료품을 사러 가거나 진료를 받을 때 입과 코를 가리는 단순한 면 마스크 착용으로도 개인간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CDC는 이 보고서에서 의료용 마스크로 사용할 수 있는 N95등급 마스크 등은 사용 권고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공급량이 극히 부족한데 최전방에 있는 의료기관 종사자들부터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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