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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뜻밖에 선방한 3월 수출…'방콕' 덕에 IT는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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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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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수출실적./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3월 수출 실적에 대한 정부의 평가는 '예상 외 선방'이다. 지난달 들어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부 내부에선 위기감이 팽배했다. 전세계 교역이 위축되며 2월 1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한 수출이 다시 급격히 고꾸라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 확산에 국내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뒷걸음질친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마저 무너질 경우 그 충격은 감내하기 어렵다.

하지만 1일 집계된 지난달 통관 기준 수출액은 469억달러1000만달러, 전년동월대비 감소율은 -0.2%에 그쳤다. 월 수출액으로만 따지면 지난해 4월(487억8000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실적이다.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든 정부도 한숨을 돌렸다.

정부는 3월 수출이 선전한 이유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관의 적극적 대응을 꼽는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유가 급락,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공급망 훼손까지 악재가 쌓인 상황에서 이를 이겨내기 위한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적기 지원이 충격의 방파제로 작용했다는 얘기다.


기업 위기 극복 DNA…진단키트 등 코로나 특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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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UAE에 수출하기 위한 진단키트 관련 물품이 인천공항 근처 물류 창고에 보관돼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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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초부터 중국으로의 수출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춘절(중국 설) 연휴가 연장되면서 조업제한이 늘어나고 가동률이 떨어진 결과다. 그러자 국내 기업들은 중국 밖으로 수출선을 전환해 대응했다. 자동차부품·석유제품·석유화학·섬유·철강 등이 중국 대신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 수출을 늘렸다.

2월 중 부품 수급 곤란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자동차·일반기계 업종의 경우 빠르게 생산과 수출을 정상화했다. 협력채널을 총동원해 중국 현지 부품공장을 재가동시켰고 노사 합의를 거쳐 특근도 이뤄졌다. 2월 중순 50%까지 떨어졌던 국내 완성차 공장 가동률은 3월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품목도 있었다. 반도체·컴퓨터·가전·무선통신기기 등 IT(정보기술) 분야가 대표적이다. 집에 머무는 '집콕' 생활이 늘어나면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쇼핑·게임 등을 위한 온라인 트래픽이 급증한 결과다. 1~25일까지 IT 품목 수출 증가율을 보면 중국, 아세안, 미국, EU(유럽연합) 등 4대 시장에서 모두 '플러스'였다.

생필품, 방역용품 등도 코로나19라는 호재를 맞았다.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전세계 '러브콜'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진단키트 수출액은 4865만1000달러로 1년새 117.1% 늘었다. 손세정제(81.4%), 세안용품(68.9%), 가공식품(54.1%) 수출도 늘었다.


4월 수출은 낙관 어려워…"추가 대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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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화물선에 선적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 사진=인천=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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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역금융, 수출마케팅 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수출 확대 노력을 뒷받침했다. 2월 '코로나19 수출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역대 최대인 260조3000억원 규모 무역금융 공급을 결정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통해 5000억원 규모 수출채권조기현금화 보증사업도 시행에 들어갔다. 온라인 화상 상담회 등을 통해 수출 기회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 EU 등 중국 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할 경우 4월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부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보고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부터 6개월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5개국의 수출보험 수입자 한도를 10% 일괄 증액하고, 차부품과 조선기자재 업체의 수출채권조기현금화 한도를 최대 2배 우대하기로 했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코로나19 영향이 3월 수출에는 제한적이었지만 향후 우리 수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대책을 충실히 수립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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