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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19에 취업준비도 막혀… “전국 토익 접수 2달치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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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유효기간 및 제출기한 연기”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

세계일보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접수가 모두 마감된 5월16일 토익 시험. YBM 홈페이지 캡처


“토익 보러 대구까지 가야 할 판이에요.”

토익 유효기간이 만료돼 시험을 다시 신청하려던 장모(27)씨는 토익 신청을 하는 YBM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5월16일 시험까지 서울 고사장이 모두 접수 마감됐기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장씨는 “경기도 고사장이라도 찾아갈까 했지만 수도권 고사장이 모두 마감됐다”며 “다음 시험인 5월31일 토익을 치려면 두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사이 지원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장씨가 YBM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던 사이 4월26일 시험 서울 고사장에 자리가 생겼지만, 이마저도 결제하는 사이 다시 마감됐다.

토익은 대다수의 기업에서 요구하는 공인영어성적으로, 일부 대학은 졸업하려면 토익 점수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토익 시험이 연달아 취소되며 취업준비생과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 졸업예정자 등의 마음이 급해졌다. 1일 기준 취소된 토익 시험만 2월29일, 3월15일, 3월29일까지 세 번이다. 이번달부터는 다시 토익 시험이 열릴 예정이긴 하나 YBM한국토익위원회는 오는 12일과 26일 예정된 정기시험 최종 시행 여부도 감염상황을 지켜본 뒤 안내하겠다고 공지했다.

4월26일 시험을 접수한 공기업 취업준비생 정현진(28)씨는 “토익점수가 만료되기 전에 미리 점수를 만들려 공부하고 있었는데 3월 시험이 취소됐다는 공지를 보고 막막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알지만 토익 성적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인 만큼 4월 시험도 취소될까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공채도 미뤄지긴 했지만, 보유하고 있는 성적이 만료되기 전에 제발 시험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씨 바람대로 시험이 그대로 열린다고 해도 여전히 수험생 수요가 훨씬 많은 상황이다. 앞서 취소된 시험을 신청했던 수험생까지 이번달과 다음달 시험에 몰린 탓이다. 토익위원회는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정기시험에 더해 다음달 3일까지 추가로 시험을 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달 열리는 두 번의 시험은 물론, 5월3일 시험까지 전국 고사장에 빈 자리가 없으며 5월16일과 31일 시험도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대도시 고사장은 모두 접수할 수 없다. 다음달 3일과 16일 시험 접수를 시작한 지난달 23일, 신청자가 몰리며 YBM 홈페이지는 한 시간 가량 서버 연결이 지연되기도 했다. 토익 신청을 두고 공연이나 입장권 등을 예매하는 티켓팅에 빗대 ‘토켓팅’이라고 부르는 사람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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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유효기간과 제출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토익 시험 접수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시국 관련 취업준비생, 입시준비생 위한 토익 등 시험에 대한 유효기간 및 제출기한 연장 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몇몇 기업은 벌써 공채를 시작했다”며 “기존에 있던 토익 성적 유효기간을 2년에서 연장하고 공인성적 및 자격증 제출 기한을 입사 지원 이후로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또 사기업에도 이 기준이 적용될 수 있도록 권고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청원에 이날 오후 2시까지 185명이 동의했다.

토익위원회 관계자는 상반기 채용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의 고충에 공감하면서도 “토익 시험 취소로 인한 수험자의 불편을 조기에 해소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아직 ‘심각’이고 개학일이 상황에서 중·고등학교 시설을 토익 고사장으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추가된 5월3일 시험 외에 추가 시험 일정 또한 검토 중”이라며 “4월12일 정기시험 최종 시행 여부는 이번 주 중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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