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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美·中, '코로나19' 책임 공방..제2의 무역갈등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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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세계 확진자 1위 국가…사망자도 中제쳐

美의원 “중국 제품 살 때 범인이 누군지 기억하라"

코로나 사태 종결 이후에도 책임 공방 지속될 듯

이데일리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 주요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마주보고 있다.[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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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미국 내 ‘중국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견된 중국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를 둘러싸고 양국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 美 “중국이 코로나 사태 범인”..中 “미국이 독감환자로 분류”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지난 3월31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8만9618명으로 이탈리아(10만 5792명)를 크게 앞질렀다. 사망자 수도 3400여명을 넘어서 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세계 3위 국가가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중국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릭 스콧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정보공개)에 투명했다면 이같은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중국 제품을 살 때는 중국이 바로 이 사태의 범인이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비난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역시 폭스뉴스에 “중국 공산당이 코로나19 정보를 조기에 공개하지 않은 탓에 전 세계 사람들의 생명을 희생시켰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적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버카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매튜 무어는 지난 3월 12일 플로리다 지방법원에 중국정부와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후베이성, 우한시 등을 기소했다. 텍사스주에서도 3월 18일 비영리 단체 프리덤워치가 중국이 “불법적인 무기시설에서 생화학 무기를 제조했다”며 20조달러가 넘는 손해배상 청구를 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진원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처음 관련 질병이 확인된 것은 2019년 12월 12일이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로부터 19일 후를 첫 감염자 확인일로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당초 “사람 간 전염은 없다”고 강조, 2020년 1월 1일이 돼서야 다수 확진자가 발생한 화난시장을 폐쇄한 바 있다.

미국이 코로나19 진원지로 중국을 비난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되레 미국에서 처음 발병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우한의 변호사 량쉬관은 미국 연방정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미국 국방부, 미국 군사체육협회 등 4곳을 상대로 우한중급인민법원에 “미국이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독감환자로 분류해 현지 코로나19 상황을 숨겼다”며 소송을 내고 소장을 주중 미군 대사관에 보냈다.

◇국제관습법 위반 여부 쟁점..美·中 무역갈등 되살리나

양측이 코로나19 발원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 여부는 국제연합(UN)의 국제법위원회(ILC)가 법제화를 진행 중인 국제관습법에 위반하고 있는가가 쟁점이 된다.

ILC가 2001년 채택한 조문안은 “책임 있는 국가는 국제위법 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완전하게 보상할 의무를 지고” 있다고 명기돼 있다. 이 경우 지방정부의 위법행위라고 할 지라도 국가 전체에 책임이 생긴다. 배상은 ‘원상복구’, ‘금전 보상’, ‘사죄’ 등이 거론된다. 다만 조문안은 각국이 비준한 구속력 있는 조약은 아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로의 법적 다툼도 양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법적 책임은 물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외교 관계는 다르다. 책임을 둘러싸고 깊어진 감정의 골이 국제 외교전과 향후 무역갈등으로 비화할 소지는 충분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25일 화상으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공동 성명에 코로나19 최초 발견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적시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때에 불필요한 분열을 일으킨다”며 반대했다.

코로나19가 현재 소강상태에 들어간 미·중 무역분쟁을 재차 촉발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산업계에서는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종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관세를 90일간 유예해달라는 기업인들의 요청을 받아들였으나 중국은 유예 대상에 제외했다. 관세 유예에 대한 행정명령은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는 1일 2019년 회계연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무역제한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중국 정부가 화웨이가 도마에서 학살당하는 것을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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