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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유재학 감독 "역대 최고"…양동근 "열심히 뛰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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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최고라는 생각 해본 적 없어, 열심히 뛴 선수일 뿐"

유재학 감독 "여러 면 종합했을 때 최고 선수라 생각"

뉴시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이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은퇴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0.04.01. my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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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정든 코트를 떠나기로 결심한 양동근(39·울산 현대모비스)에게는 '프로농구 역대 최고 선수'라는 수식어가 심심찮게 따라다닌다.

어색하지 않은 수식어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양동근은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데뷔 시즌인 2004~2005시즌 평균 11.5점 6.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한 양동근은 현대모비스의 왕조 시절을 이끌었다.

2006~2007시즌 통합 우승에 앞장선 것을 시작으로 양동근은 총 6개의 우승반지를 수집했다. 또 4차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고, 챔피언결정전 MVP도 3번이나 품에 안았다.

우승과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 모두 양동근이 역대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17년간 한 팀에서만 뛴 양동근의 등번호 6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평소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 양동근은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에 손사래를 쳤다.

1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양동근은 "내가 최고라는 말을 한 적도 없고, 최고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며 "남들보다 한 발 더 뛰고 열심히 뛴 선수지, 최고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 은퇴를 발표하고, 시즌 내내 은퇴 투어를 하기도 한다. 양동근이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발표했다면 은퇴 투어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양동근은 은퇴 투어에 대한 질문에도 "은퇴 투어는 제가 받아야할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그렇게까지 할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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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울산 현대모비스 양동근이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유재학 감독의 꽃다발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0.04.01. my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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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은 "팬들에게도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 선수들이 '양동근이랑 뛰었을 때가 좋았구나'라고 생각한다면, 성공한 농구 인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열심히 했던 선수'로 남고 싶다면서도 "감히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나름대로 굉장히 열심히 했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다.

양동근이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에 부담감을 드러낸 반면 유재학(57) 현대모비스 감독은 그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내놨다.

양동근을 프로 데뷔 시절부터 지도한 유 감독은 "시대마다 농구가 다르고, 소속 팀에서의 역할이나 선수 스타일도 다르다"고 전제한 뒤 "양동근이 프로에 입단할 때 특A급 선수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은퇴하는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팬들에게, 선후배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최고였다. 꾸준함이나 기량 면에서도 최고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 등 인격도 좋다"며 "나의 제자이기도 하고, 여러 면을 종합했을 때 양동근이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동근을 '역대 최고'라고 평가한 유 감독은 그가 지도자로서도 대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감독은 "동료, 선후배에게 보여줬던 자세와 선수로서의 성실함으로 보면 성공할 것이라 본다"며 "지금도 연습할 때 내가 무슨 말을 하면 한 번에 알아듣는 것이 양동근이다. 나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선수인데, 살을 붙이고 뺄 것은 빼서 자기만의 색깔로 잘 준비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동근은 "감독님이 선수들을 어떻게 지도하고, 어떻게 이해시켰는지 봐왔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다"며 "더 많이 배워서, 나만의 색깔을 가진 지도자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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