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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채권단 "두산重 자구안, 아시아나 매각 수준 노력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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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두산중공업 지원 대가
"알짜 계열사 매물로 내놓아야"
채권단, 두산에 고강도 자구안 요구
두산, 인프라코어·밥캣 포함 고심
오너 사재 출연 담길거라는 전망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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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에 대한 산업·수출입은행의 긴급 금융지원이 확정된 가운데 두산그룹의 자구안을 놓고 채권단과 두산측이 벌써부터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채권단은 우량자산을 매각하거나 사재를 터는 방식으로 강도 높은 자구안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두산 측은 자산매각 등에 아직까지 소극적인 자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 관계자는 "과거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준할 정도로, (두산그룹은) 철저한 자구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건설 매각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매각 자체가 불투명하다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소위 '알짜매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두산그룹은 계열사 매각 자체를 부인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우선 채권단은 두산그룹에 지난해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정도의 고강도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매각하는 방안이 자구안에 포함될지가 관심이다. 채권단 관계자 "두산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두산중공업과 대주주 등의 책임이 큰 만큼 (금융지원에 걸맞는) 책임있는 자구안 제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산측은 계열사 매각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측은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문(티저레터) 배포는 사실 무근"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두산건설 매각 검토 조차 부인했다. 지난해 두산건설의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수주환경 악화 등의 영향으로, "두산건설은 매력적인 매각 매물이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시장 평가가 높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을 자구안에 포함시킬지 여부에 대해 두산측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나 두산밥캣은 그룹 내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역할을 해, 이를 매각할 경우 두산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900억원에 이르고, 총차입금 4조9200억원 중 올해 만기 도래액만 4조2700억원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4월 만기인 6000억원 규모 외화채권은 수은에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향후 도래하는 차입금을 막기엔 산은 등이 지원하는 1조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고통 분담 차원에선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도 자구안에 담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그룹 내부에서도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이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확정되는 않았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자구안에 담길 것이로 전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정상화를 할만한 모든 방법이 자구안에 담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르면 한 달, 늦어도 두 달 내로 두산측의 자구안 제출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구안 제출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시일내에 제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임광복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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