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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5% 급전’ 절박한데…새벽 6시40분에 이미 ‘선착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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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소상공인 대출신청 홀짝제 첫날

소진공 ‘신용 4등급 이하 직접대출’

현장 예약, 문 열기 전 조기 마감

“온라인 예약도 마비돼서 왔는데…

모레엔 더 일찍 와야 할 듯” 한숨

국민·신한 등 시중은행 대출은

고신용 문턱 탓인지 상대적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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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대출 신청 홀짝제가 시행된 1일 아침 8시20분께 의류사업을 하는 정이용(31)씨는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서울중부센터를 찾았다가 허탕을 쳤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위한 저리 대출을 받으려고 센터가 문 열기 전부터 서둘렀지만, 새벽 6시40분께 이미 40여명이 대기하면서 일찌감치 현장 예약이 마감된 탓이었다. 정씨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온라인 예약도 사이트가 마비돼 직접 왔는데, (홀짝제가 적용되는) 모레 새벽에 다시 일찍 나와야겠다”며 “현장 예약이 9시 전에 마감될 수 있다는 걸 몰랐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 1월부터 매출이 기존 대비 80% 줄어들면서 ‘급전’이 절박한 상황이지만, 그런 소상공인은 정씨만이 아니었다. 중부센터에 이날 대출 상담을 하기 위해 온라인 예약을 한 사람은 20명, 현장 예약을 한 사람은 40명에 이르렀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홀수면 홀수일에만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는 홀짝제가 시작된 이날, 전국 62개 소진공 센터 앞엔 지난달처럼 온종일 줄서는 일은 사라졌다. 대신 이날부터 선착순 현장 예약을 받기 시작하면서 ‘새벽 줄서기’로 기회를 따내야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27일부터 가능해진 온라인 예약 경쟁도 치열하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음악학원을 하는 이성희(43)씨는 “매일 몇십분씩 온라인 예약을 시도해 어제 겨우 예약에 성공했다”며 “2월부터 매출이 70% 넘게 줄어 하루빨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얼른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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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공 직접대출은 정부의 ‘소상공인 초저금리 금융안정 패키지’ 중 하나로,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인 저신용 소상공인들이 보증 없이 연 1.5% 금리(최장 5년)로 최대 1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지원제도다. 지난달 시범운영 기간 직접대출 신청 건수는 첫날인 25일 234건에서 30일 1418건까지 늘어날 정도로 수요가 폭증했다.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들이 병목현상 없이 제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창구를 분산화했다. 1일부터 1~3등급은 시중은행에서, 1~6등급은 아이비케이(IBK) 기업은행에서 같은 금리로 최대 3천만원까지 각각 만기 최장 1년, 3년짜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날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일선 지점 창구는 소진공 센터에 견줘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특히 케이비(KB)국민은행·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은 고신용자들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문턱이 높은 탓이 컸다. 만기가 1년에 불과해 소상공인들이 모인 카페에서는 “1년이면 애초에 빌리지도 않는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의 최정주 부지점장은 “코로나19 대출 관련해 20여명이 상담을 받았다”며 “시행 첫날이라 내용을 알아보려는 고객이 많았다. 서류만 갖춰지면 하루 만에도 대출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손병하(59)씨는 이날 오후 기업은행 동대문지점을 찾아 대출 신청을 마쳤다. 손씨는 “3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등급에 따른 한도가 있어 6등급이라 2천만원까지 가능하다고 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대출을 시행하는 시중은행 영업점을 둘러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당국 공문을 챙겨와 은행 직원에게 전달하면서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대한 면책과 금융감독원 검사 제외를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박수지 김윤주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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