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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스크 무용론’ 펴던 美·유럽... 뒤늦게 “일반인도 착용”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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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의료인 공급난 우려 부정적 / 美정부 “무증상 많아 권고 재검토” / 유럽 각국 공공장소 착용 의무화

세계일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퀸즈 자역의 엘름허스트 병원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스크 무용론을 외치던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이 뒤늦게 일반인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마스크 착용에 소극적이던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18만9510명, 사망자 4076명으로 세계 최다 감염국인 미국은 마침내 의료진이 아닌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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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미국 뉴욕시 명소 센트럴파크에 설치된 야전병원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의료진들이 진료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68개 병상을 갖춘 이 야전병원은 이날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뉴욕 AP=연합뉴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날 미 공영라디오 NPR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데이터가 나타나면서 마스크 권고 정책이 심각하게 재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레드필드 국장은 “감염자 상당수가 무증상자임을 분명히 확인했다”며 “그 비율은 최대 25%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상 없이도 최대 48시간 동안 구강인두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탓에 전국적으로 빠른 확산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이는 ‘아프지 않은 일반인은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던 기존 CDC 지침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CDC가 전면적 마스크 사용이 바이러스 확산을 줄일 수 있다는 내부 보고서를 최근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카프 대용론’을 폈다. 마스크 수급이 원활치 않다 보니 스카프를 마스크 대용으로 쓰도록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29일 N95 보건용 마스크를 살균해 20회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식품의약국(FDA)이 긴급 승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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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부 할레의 한 주차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에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한 의사가 방문 차량 운전자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할레 AFP=연합뉴스


유럽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국가와 도시가 늘어나고 있다.

독일 동부 튀링겐주 예나시는 31일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마스크가 없다면 스카프 등으로 코와 입 등 호흡기를 가려야 한다. 독일의 질병관리본부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는 시민이 자체 제작한 면 마스크 등이 유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가 지난달 3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트와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체코에서도 지난 19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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