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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배달의민족 코로나 속 수상한 요금 개편...음식점들 "부담 커졌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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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배달의민족 라이더./우아한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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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음식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1일 "수수료를 낮추겠다"며 요금 체계를 개편하자, 음식점들은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수수료 중심의 요금체계 ‘오픈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픈서비스는 배달의민족에서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대해서만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 체계다. 기존 배달의민족 서비스 이용시 적용했던 수수료(6.8%)보다 1%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음식점들은 오히려 "수수료가 인상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존 요금 체계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됐지만, 이번 요금 체계 개편으로 매출이 많은 음식점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이 말하는 수수료 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월 매출이 약 150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이런 음식점은 배달은 거의 하지 않고 매장 판매만 한다. 사실상 수수료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배달 음식점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 왕십리에서 10년 이상 족발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월 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배달의민족의 월 정액(8만8000원) 서비스 24건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용으로 매달 210만원가량을 우아한형제들에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이번 요금 체계 개편으로 매달 내야 할 수수료가 2배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배달의민족이 오픈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기존 월 정액 서비스를 안 할 수 없고 오픈서비스까지 추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가 영세한 음식점은 몰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음식점의 경우 수수료가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음식점 등 전국 700만 소상공인을 회원으로 둔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집의 월 평균 매출은 약 3000만원이다. 이들은 보통 배달의민족 앱을 사용하면서 월 정액 서비스 요금으로 매달 27만~35만원을 낸다. 하지만 이번 요금 체계 개편으로 배달의민족 사용 비용(수수료)이 최대 174만원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최대 배달 앱의 기습적인 비용 인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요금 체계 개편으로 부담이 커진다는 음식점들은 그동안 깃발꽂기로 많은 이익을 남겼던 업체들"이라며 "평균적으로는 수수료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배달의민족 앱 서비스 비용 인상은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3개 배달 앱 서비스를 운영, 국내 시장 90%를 장악한 이상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수수료 인하 등 출혈경쟁을 펼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DH는 우아한형제들 인수 당시 "합병 후 수수료 인상은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대체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용선 기자(bra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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