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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8개월 만에 코로나19 백신개발?”…전문가 “천운 따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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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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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12~18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지만 의학·제약 전문가들은 회의적 반응을 보인다고 CNN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신 개발에 12~18개월이 소요된다는 보도가 나온 건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약업체 대표들의 회의에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이 3∼4개월 안에 준비될 것”이라며 “11월 대선 전에 백신 개발을 마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1년에서 1년 반은 걸릴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고, 미국 관리들과 현지 언론은 백신 개발에 12~18개월 소요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의학·제약 전문가들은 이 마저도 가능성이 낮아 18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 의과대학 교수는 “파우치 소장 얘기는 낙관적 예측이며, 엄청난 천운이 따른다면 모를까 18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16일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라는 백신 연구를 시작했지만 정부의 전망대로 18개월 이내에 개발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백신 개발에 8~10년 걸린다고 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 개발은 동물 테스트 후 3단계의 임상 시험을 거친다. 1차 임상에서는 소규모 집단에 백신을 투여해 면역 반응을 확인한다. 2차에서는 대상을 확대해 수백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3차에서는 최대 수만 명에게 백신을 투여해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다. 각 단계별로 참가한 임상 참가자를 최소 1년 간 추적 관찰하며 면역 반응 등 상태를 보기 때문에 백신 개발에는 최소 8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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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치료하는 의료진. 연합뉴스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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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현재 진행 중인 백신 개발에 혁명적인 기술 혁신을 사용돼 성공만 한다면 이러한 과정을 축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NIAID와 제약회사 모더나가 생바이러스 대신 코로나19의 유전자 정보로 항체를 형성하는 mRNA(messenger RNA) 방식을 연구 중이며 성공한다면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시애틀과 애틀랜타에서는 백신 개발 과정을 축소해 동물과 임상 시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경우 백신의 안전성이 문제로 남는다고 CNN은 덧붙였다.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팀장은 “백신 시험 단계를 거치지 말고 곧바로 투약하자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그러나 나쁜 바이러스보다 더 나쁜 게 한 가지 있다면 바로 나쁜 백신”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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