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코로나19 사망자 99% 기저질환자…보건당국 "고혈압, 당뇨 순 많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달 코로나19 위증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확진 환자의 대부분은 기저질환(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고령 환자가 주로 목숨을 잃었고, 앓고 있는 기저 질환 중에는 순환기계 질환인 고혈압 환자의 비중이 가장 컸다. 호흡기 관련 질환자가 아니라도 안심할 수 없단 이야기다.



사망자 한 명당 평균 3개 지병 앓아



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165명이다. 이중 기저질환이 없는 확진 환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방대본이 이를 뺀 사망자 164명의 기저질환을 분석해보니 고혈압이 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당뇨(44%), 치매(33%), 호흡기계 질환(30%), 심장질환(23.6%) 순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60대 이상 고령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주로 사망했다”며 “한 명의 사망자가 평균 3개의 기저질환을 앓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영상. 미 NIH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美 코로나19 중환자 30% 당뇨 앓아



국내 코로나19 사망자의 66%가 앓고 있던 고혈압은 3대 만성질환으로 꼽힌다. 4년 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국내의 고혈압 환자는 이미 1100만명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확진 환자 중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질환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만성질환인 당뇨는 다르다. 당뇨병은 체내 면역반응을 비정상적으로 일으킨다. 당뇨 환자가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게 의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의 44%가 당뇨 환자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해외 사례를 봐도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미국 내 코로나19 중증 환자 중 30% 이상은 당뇨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중환자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32.4%가 당뇨를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다.

중앙일보

코로나19 일별 사망자 수와 치명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의협, "기저질환 위험도 분석·활용해야"



앞서 지난달 20일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에 코로나19 환자 임상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달라고 주문했다. 환자별 증상·상태에 따른 의료현장 대응력을 높이려는 목적에서다. 의협은 “환자특징과 연령, 기저질환에 따른 위험도 등을 신속하게 분석해 현장에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중증 이상 환자는 76명에 달한다. 이중 스스로 호흡하지 못해 기관 안에 관을 넣거나 인공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사용하는 등의 위증 환자는 51명이나 된다. 70·80대가 29명을 차지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80대 이상의 치명률은 18.6%까지 치솟았다. 전체 국내 평균 치명률(1.7%)의 10배가량이다. 70대 환자의 치명률도 7%로 상당히 높다. 때문에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는 더욱 코로나 19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앙일보

[자료 질병관리본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고령자·기저질환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노인분들이 생활하는 요양·사회시설의 경우 방역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지역사회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