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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황교안 'n번방 호기심'…"차라리 말을 마라" 같은 당에서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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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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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종로구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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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n번방 가입자 중 호기심으로 들어온 사람은 판단이 다를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을 맡고 있는 서지현 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일을 하다보면 수많은 범죄자들을 만난다"고 운을 뗐다.

서 검사는 "그런데, 만일 범죄자가 사람을 죽여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괴롭혀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지속적으로 스토킹해 일상을 파괴해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거나, 사람을 강간하거나 성착취해놓고 '호기심에 그랬다'라고 한다면…당연히 '판단을 달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땐 '사이코패스'로 판단한다. 그걸 '놀이'로 했다면 더더욱"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 어떻게 하냐구요? 영원한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 판단할수 밖에 없다. 호기심은 이렇게나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는 텔레그램 n번방이 '호기심'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보이시냐"며 "그 범죄의 소굴에 오래 머문 사람만 처벌하면 되고, 상대적으로 잠깐 있었던 사람은 처벌을 면하게 해주자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입장이냐"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텔레그램 n번방의 접속 링크는 아주 적극적으로 검색해야만 찾을 수 있다"며 "여러 링크를 타고 들어가야 성착취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악랄하게 숨겨두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님. 호기심으로 저질렀다는 그 일로 인해, 피해 여성들은 삶이 무너지고 때론 목숨을 잃었다"며 "황 대표의 무책임한 말들 때문에, 피해자들은 두 번 무너진다. 차라리 말을 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황 대표의 발언은 N번방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 정치 지도자들의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참한 인식 수준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의 인식에 또다시 참담함을 느낀다"며 "황교안 대표의 발언은 ‘호기심에서 성착취 영상을 볼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에 문제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호기심'이라는 단어 속에 수많은 성폭력 범죄가 은폐·축소되어 왔다"며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의도’를 궁금해 하는 황교안 대표와 같은 인식 속에 N번방은 자라났고, 성착취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같은 당인 신보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n번방은) 호기심에 잠깐 들어갈 수 있는 곳 아니다"라며 "메신저 설치하고 운영진에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송금해야 강퇴당하지 않는 그런 비밀 성범죄 아지트 공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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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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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황 대표는 지난 1일 오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호기심 등에 의해 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보니 적절하지 않아서 활동을 그만 둔 사람에 대해서는 (처벌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n번방에 대한 처벌 자체는 대표는 구속했지만 관련자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자, 황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n번방 사건 가해자 및 참여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부분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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