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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19에 더 좁아진 취업문…속 타들어가는 취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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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중 7곳 “채용 연기·취소”

공무원·공기업 입사시험 잠정연기

토익 미뤄지고 지원프로그램 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공·사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일제히 채용을 연기하면서 얼어붙은 채용시장 속 취업문은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어학·자격증 시험 등도 일정을 연기하고, 대학에서 오프라인으로 참여하던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도 비대면으로 전환됨에 따라 취업준비생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2일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6~24일 기업 인사 담당자 4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 중 약 4분의 3(74.6%)이 코로나19로 채용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46.0%는 ‘코로나19로 미뤄진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13.9%는 ‘취소된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미뤄진 채용과 취소된 채용 계획이 다 있다’는 응답도 14.7%로 나타났다.

이러한 채용 연기·취소 전형의 80.5%는 신입사원 채용으로 나타나, 대학을 갓 졸업하거나, 취업 전선에 막 뛰어든 취준생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른바 ‘상반기 공채 시즌’이라 불리는 기간임에도 국내 10대 그룹 중 채용을 진행하는 곳은 이날 기준 현대자동차·SK·롯데·포스코, 총 4곳뿐이다.

공무원과 공기업을 준비하는 공시생들 역시 잇따른 시험 연기에 따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28일 예정됐던 ‘2020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의 필기 시험을 코로나19 등을 고려해 오는 5월 이후 시행할 예정이다.

국가공무원 9급 공채는 매년 약 20만명이 응시하는 시험으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취업 시험을 준비한 청년층(15~29세) 71만4000명 중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21만9000명(30.7%)으로 일반 기업체(16만9000명) 준비생보다 5만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필수 스펙’으로 불리는 토익 등 어학 시험과 각종 자격증 시험도 줄줄이 멈춰졌다. 시험 주관사인 YBM한국토익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토익 정기 시험을 취소했다. 정기 시험이 취소된 것은 지난 2월 29일, 지난달 15일에 이어 세 번째다. 연이은 토익 연기에 취준생 사이에선 ‘토켓팅(토익과 티켓팅의 합성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취준생 김모(27) 씨는 “3월 시험을 못 본 사람들이 4월이나 5월 시험으로 밀리다 보니 토익 신청을 티켓팅마냥 한다는 ‘토켓팅’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취업을 돕던 대학들도 비상이 걸렸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취업 상담, 모의 면접 등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취업 지원 프로그램 역시 중단했기 때문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채용 상담, 모의 면접 같은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기했다”며 “다만 이메일 등을 통한 온라인 자기소개서 첨삭은 계속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취업 지원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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