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불황기 톡톡 튀는 신개념 보험 상품들… 탄 만큼 내고, 1000원 이하 운전자 상품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동차 탄 만큼 돈 내는 보험, 코로나19 대비 보험, 켰다 끄는 보험…’

보수적인 것으로 악명 높은 보험업계에 톡톡 튀는 보험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 사용이 확대되면서 이들을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보험 상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전문 보험사들이 등장하면서 2030 젊은 세대의 눈길을 끄는 보험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기는 젊은 세대는 저렴한 보험료로 군더더기 없는 보장을 받는 상품을 선호한다”며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맞춤형 보험 상품이 꾸준히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車 주행거리 따라 보험료 낸다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지난달 차량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내는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캐롯손보가 출시한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소정의 가입보험료만 납부한 뒤 매월 주행거리에 따라 산출되는 보험료를 내는 방식이다. ‘퍼마일(Per-Mile)’은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계산한다는 의미다. 보험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대형 자동차보험회사인 올스테이트와 신생 디지털보험사인 메트로마일 등에서 이미 유사한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기존의 자동차보험은 연간 보험료를 운행 거리와 무관하게 전액 선납하는 구조다. 이와 달리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휴대폰처럼 쓴 만큼 매월 보험료를 내는 형태다. 예를 들어 휴가철에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눈길에 평소보다 자동차 운행을 적게 했다면 그달 내는 보험료는 저렴해지는 셈이다.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고 1년 후 만기시점에 실제 운행한 거리에 따라 ㎞ 단위로 정산이 가능한 연납형 상품도 함께 출시됐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퍼마일 상품은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5000㎞ 이하로 짧은 운전자에게 적합하다”며 “다이렉트자동차보험과 비교할 때 평균 8~30%까지 보험료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39세 남성이 7인승 쏘렌토(차량가액 3050만원)를 부부한정 조건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경우 일반 손해보험사에는 55만원가량의 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캐롯손보의 퍼마일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주행거리에 따라서 금액 차이가 크다. 연간 1만㎞ 이하로 주행한다면 보험료가 39만원으로 일반 손보사보다 16만원이나 저렴하다. 6000㎞ 이하일 경우 33만원까지 떨어진다. 반면 주행거리가 2만㎞를 넘어서게 되면 일반 손보사보다 비용이 올라간다. 캐롯이 주행거리가 1만5000㎞ 이하인 운전자에게 적합하다고 하는 이유다.

주행거리 측정은 SK텔레콤과 함께 개발한 ‘캐롯 플러그’를 통해서 이뤄진다. 캐롯 플러그는 고객에게 보험가입 즉시 배송된다. 고객이 기기를 자동차의 시거잭에 꽂으면 실시간으로 주행거리를 측정하고 자동으로 보험료를 산출해준다. 실시간 주행거리와 보험료는 캐롯 모바일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응급상황 시 캐롯 플러그의 SOS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걸려오는 ‘E(Emergency)콜’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사들은 주로 OBD라는 이름의 운행정보 측정 장치를 활용해서 고객의 주행거리를 측정한다. 미국의 경우 OBD 전용 소켓이 차량에 장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는 OBD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운전석 하단을 뜯어내야 하는 등 탈부착이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캐롯은 장치를 조금 더 쉽게 장착하고 현실적으로 경제성이 확보되는 캐롯 플러그의 개발로 OBD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자동차보험에도 마일리지 특약을 통해 보험료를 깎아주는 서비스가 있다. 이는 가입 전후 보험가입자가 직접 차량 주행거리 사진을 찍어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와 달리 캐롯손보 상품은 별도의 측정기로 실시간 현황을 알려주고, 월납 형태로 보험료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매일경제

캐롯손보 퍼마일자동차보험


▶월 990원 운전자보험도 선보여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중에는 1000원짜리, 2000원짜리, 3000원짜리 상품도 많다.

MG손해보험의 온라인채널인 ‘#JOY다이렉트’에서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월 보험료가 2900원으로 동일한 JOY운전자보험 ‘29플랜’을 판매하고 있다.

‘29플랜’은 ▲교통상해사망보험금(1000만원) ▲벌금비용(2000만원) ▲자동차사고 변호사 선임비용(500만원) ▲교통사고처리지원금(3000만원) 담보를 월 2900원으로 보장해준다.

무사고 시 제공하는 보험료 할인 혜택과 편리한 가입방법도 JOY운전자보험의 장점이다. 가입 후 매년 무사고 시 월납 보험료의 8%를 할인해 주고, PC나 모바일 또는 전용 앱(APP)을 통해 공인인증서 없이도 24시간 쉽고 빠르게 가입할 수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1000원의 벽을 깨고 월 990원으로 가입하는 ‘캐롯 990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캐롯의 보험료 절감 프로젝트인 ‘스마트 세이빙 프로젝트(Smart Saving Project)’를 통해 탄생한 이 보험은 자가용 운전자라면 누구나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월 990원이라는 파격적인 보험료로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 처리지원금, 변호사 비용, 벌금 등 운전자보험의 핵심 담보 위주로 가입하는 편이 저렴할 뿐 아니라 가입자에게 효율적일 수 있다. 교통 상해는 운전자보험 이외에도 가입한 타 실손보험으로 보장이 중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운전자보험의 본질을 강조한 보험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신규 출시된 캐롯의 990 운전자보험은 처음으로 월 1000원대의 벽을 허물었다. 반면 운전자보험의 필수 항목인 ▲교통사고 처리지원금(3000만원) ▲벌금(2000만원) ▲변호사 선임비용(500만원)뿐 아니라 ▲교통 상해 사망보험금(3000만원)까지 보장돼 월 보험료 대비 보장 수준도 우수하다.

캐롯손보는 디지털 손보사 특성상 다양한 화제성 보험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재는 판매가 중단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 2월 초에는 코로나19 등 질병으로 인한 위험을 보장하는 ‘캐롯 단기 질병안심보험’도 출시했다. 2주간 한정으로 선보였던 이 상품은 라이트형과 스탠다드형 두 가지 플랜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입 후 3개월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질병으로 사망 또는 입원 시 최대 사망보험금 1억원, 입원 위로금 하루 2만원을 보장한다. 보험기간은 3개월이고 보험료는 남자 35세 기준 최저 8000원대 중반으로 설계됐다.

매일경제

LIFEPLUS 효도여행 저축보험 출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켰다 끌 수 있는 보험 상품

최근에는 자신이 원하는 보험가입기간에만 가입할 수 있는 스위치보험도 인기다. 전등 스위치처럼 필요한 순간에만 ‘ON’을 시키면 된다는 의미에서 스위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산관리 플랫폼인 뱅크샐러드에 탑재된 스위치보험은 앱 화면에서 터치 한 번으로 전원스위치를 켜고 끄듯 이용자가 원하는 시기에 스스로 해외여행자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간 운전·레저 등 일상보험에 들기 위해서는 반복되는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반해 스위치 보험은 단 한 번만 인증 절차를 거치면 두 번째부터는 별도의 절차 없이 기간만 입력하면 가입할 수 있다. 현재 해외여행자보험이 스위치 보험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데 추가로 레저보험 등으로 영역이 확장될 전망이다.

NH농협손해보험도 ‘On-Off 해외여행보험’을 판매 중이다. 당장 여행계획이 없는 고객도 미리가입 후 여행 갈 때마다 설명의무와 공인인증 등 별도의 절차 없이 여행기간 설정과 보험료 결제만으로 가입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나 출장 등이 잦은 고객들에게 편리하다는 평가다.

PC와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보험을 이제는 모바일 쿠폰형태로 남에게 선물도 가능해졌다. NH농협손보가 출시한 ‘모바일 보험상품권’이 그 대상이다. G마켓이나 옥션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커피나 영화 쿠폰처럼 이를 구입해 남에게 선물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모바일 보험상품권’을 직접 구입하거나 선물 받은 고객은 NH농협손보 모바일 앱과 웹에서 다이렉트 전용 보험 상품을 선택 후, 상품권 번호를 입력하여 보험료를 결제하면 가입이 완료된다. 판매되는 상품권은 정액형인 3000원권, 5000원권, 1만원권, 2만원권 등 총 네 종류다.

가입 가능한 상품은 On-Off 해외여행보험, 국내여행자보험, 주택화재보험 등 일상생활에 유용한 생활밀착형 보험이다. 이에 따라 개업을 준비 중인 자영업자에게 배상책임보험을 선물로 주거나, 배낭여행을 준비 중인 자녀에게 해외여행보험 가입이 가능한 쿠폰을 선물할 수도 있다. 또 신혼부부 집들이 선물로 주택화재보험 쿠폰을 선물로 줄 수도 있다.

매일경제

JOY운전자보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가 함께 내는 효도여행 저축보험

보험 상품과 여행 서비스를 컬래버레이션해 출시된 저축보험 상품도 있다.

한화생명이 다이렉트보험 채널인 온슈어에서 판매하는 ‘LIFEPLUS 효도여행저축보험’은 몇 번의 클릭만으로 예산부터 추천 여행지, 여행 상품 선택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이다. 부모님들의 효도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자금마련부터 여행 서비스·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가입을 위해 고객은 먼저 부모님께 여행 선물을 하고 싶은 이유, 여행 인원, 예상 시기 등을 간단히 선택하고 부모님의 여행경험과 적당한 비행시간, 선호하는 여행 유형 등을 고른다. 선택을 완료하면 한화생명은 약 50여 개의 여행 상품 중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해준다. 실제 종합여행사에서 판매 중인 부모님 맞춤 효도여행 인기 상품들이다.

고객이 여행 상품을 고르면 ‘LIFEPLUS 효도여행저축보험’ 가입 시 매월 얼마의 돈을 납입하면 되는지를 알려준다. 형제들이 있다면 여러 명이 얼마씩 분담해서 납입해야 하는지도 보여준다. 만약 상황이 바뀌어 여행 계획을 미루게 돼도 상품은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목표기간을 채우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면 가입 1년 후부터는 납입중지도 가능하다. 중도 인출과 추가 납입도 가능해 자금을 유동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 ‘LIFEPLUS 효도여행저축보험’은 월 보험료 9500원부터 한 달만 유지하면 내가 낸 보험료 이상을 수령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만 19세부터 49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매일경제

NH농협손해보험 ‘모바일 보험상품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 고령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치매보험도 인터넷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 있다. ABL생명 인터넷보험이 출시한 ‘ABL인터넷간편가입치매보험’은 유병자와 고령자도 간단한 심사만 거치면 가입할 수 있다. 간편심사란 보험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유병력자나 고령자 등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간소화된 계약 전 알릴 의무 항목을 활용해 계약심사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질병 이력이 있어도 65세 이하라면 별도의 건강 관련 서류 제출이나 진단 없이 고지항목 두 가지에 해당되지만 않으면 간편심사로 가입할 수 있다. 고지항목은 ▲최근 5년 이내에 치매·경도 이상의 인지기능장애·알츠하이머·파킨슨병·뇌졸중증(뇌출혈·뇌경색)·심근경색증·외상성 뇌손상·루게릭병으로 인한 입원, 수술, 7일 이상 지속치료, 30일 이상 지속 투약 이력 ▲최근 1년 이내 치매·경도 이상의 인지기능장애로 인한 추가검사 필요소견 등이다.

이 상품은 갱신 없이 최대 100세까지 경도치매, 중등도치매, 중증치매 등 치매를 단계별로 보장하는 것이 장점이다. 주계약 보험가입금액 500만원 기준, 경도치매는 100만원, 중등도치매는 500만원, 중증치매는 1000만원을 진단급여금으로 지급한다. 이 상품은 주계약 내에서 중증치매에 대해 주계약 보험가입금액 500만원 기준 매월 50만원의 생활자금을 최대 종신까지 지급한다. 생활자금을 받다가 조기에 사망해도 매월 50만원의 생활자금을 3년간 지급 보증한다.

유병자가 아니라면 ‘일반심사형’을 선택해 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40세 남성과 여성이 보험가입금액 500만원, 90세 만기, 20년 납으로 이 상품의 일반심사형에 가입했을 때 월 보험료는 각각 2만9000원, 2만7100원이다. 간편심사형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는 각각 3만2600원, 2만8500원이다.

가입 나이는 30세부터 65세까지며(간편심사형은 40세부터), 보험가입금액은 최대 1000만원까지다. 갱신 없이 최대 100세까지 보장한다.

[이승훈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5호 (2020년 4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