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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개인주주 100만 육박...'국민주' 된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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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투자 보고서]

올 들어 신규 투자자 38만명 늘어

개인 비중 6% 돌파...11년만에 최대

수익률은 올 매수단가보다 -11% 저조

저금리 지속으로 버티는 힘도 세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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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삼성전자(005930)에 투자한 개인들이 3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존 주주를 포함하면 삼성전자의 개인주주는 100만명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개인주주 비중도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치까지 치솟았다.

2일 서울경제신문이 삼성증권과 함께 올해 삼성전자의 개인 투자동향을 추정해본 결과 3월 말 기준 개인이 보유한 주식 비중이 6.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말 이후 최대치다. 삼성전자의 개인주주 비중은 2018년 주식을 액면분할한 후 5.77%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실망한 개인들이 대거 주식을 내다 팔면서 3.62%까지 떨어졌다. 불과 3개월 만에 개인주주 비중은 2.5%포인트나 높아진 셈이다.

특히 올 들어 개인이 사들인 주식(1억4,913만9,000주) 모두 신규 주주(지난해 개인 평균 385.3주 보유)들이 산 것으로 가정하면 3개월 동안 최대 38만명의 신규 개인주주들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개인주주가 56만1,000여명이니 100만명에 가까워진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 3월까지 신규 주식거래 활동 계좌가 130만개가량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숫자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의 3월 비대면 신규 고객수가 10만개가량 증가했는데 이 중 61%가 삼성전자 주식을 매매한 것으로 나타날 만큼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 비중을 높여놓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주식이 사실상 ‘국민주’로 등극한 셈이다. 개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집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가 기업의 성장가치에 비해 낮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오히려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등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 우려했던 1·4분기 실적 급감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과거 폭락장에서 개인들이 얻은 경험치도 다시 증시로 발걸음을 돌리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가 발발할 때가 언제나 저가매수 호기였다는 그간의 경험이 개인투자가의 러브콜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며 “일시적인 반란 정도로 평가절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매수한 개인들의 투자 수익률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4만6,800원으로 올해 들어 개인들이 매수한 삼성전자 평균단가(5만2,543원)를 11%가량 밑돌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 반등 시점이 계속 지연될 경우 개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다시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개인들이 대출을 통해 주식 투자를 하는 경우가 적은데다 과거와 달리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개인들의 버티는 힘도 더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오랜만에 개인들이 증시로 돌아온 만큼 개인들의 장기투자를 저해하는 규제 개선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말부터 3억원으로 강화되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요건의 개선이 최우선으로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등을 돌리게 했던 공매도 제도나 시장 조성자 제도 등도 손을 봐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화시켜달라는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개인들의 장기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들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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