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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꽁꽁 얼어붙은 캐피털채시장…발행시장 사실상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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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순발행 규모 급감…신용스프레드도 확대

캐피털사들 채권 발행 연기…발행·유통시장 냉각 지속될 듯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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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민 기자,박응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캐피털채 시장의 신용경색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캐피털 업체들은 아직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지 않지만 소규모 캐피털 업체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여전채(캐피털·카드채) 순발행 규모는 91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기 이전인 1월(2조1650억원)과 비교하면 순발행이 96%나 줄어든 셈이다. 여전채 시장의 기능이 사실상 멈춘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달 유통시장 금리도 크게 상승했다.(채권가격 약세) 지난달말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1.852%로 전월말 대비 30.6bp(1bp=0.01%) 치솟았다. 같은 기간 회사채(AA-) 금리가 16.2bp 오른 것과 비교하면 두배 수준이다. 국고채 3년물과의 스프레드(금리차)는 78.2bp로 회사채 스프레드(60.5bp)보다 17.5bp 컸다.

이같은 여전채 시장 냉각은 주된 수요처인 증권사의 매수여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주가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달러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여전채를 대거 매도했고 신규 매수도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캐피털사 주요 고객인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캐피털 대출 연체율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달에도 메리츠캐피탈(2000억원)·키움캐피탈(270억원) 등을 비롯해 캐피털채의 만기가 총 2조7000억원 도래한다. 이는 지난달과 비슷한 규모다. 캐피털 업체들은 이달 상환을 하되 캐피털채 시장 경색을 감안해 신규 발행은 계획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키움캐피탈 관계자는 "연초 계획은 매월 발행하는 것이었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므로 이달에는 발행하지 않는 것으로 계획했다"면서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따로 발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메리츠캐피탈도 비슷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리가 올라 있어 채권을 발행하면 사실상 웃돈을 주고 발행해야하는 상황이라, 여력이 있는 회사들은 굳이 이번달에는 발행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면서 "과거에 비해 캐피털사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도 개선돼 당장에 큰 유동성 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용경색이 장기화할 경우 규모가 작은 캐피털사들을 중심으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날부터 자금 공급을 시작한 채권안정펀드의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총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는 회사채와 여전채, 기업어음(CP) 등을 매입할 예정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위등급 캐피털채에 대한 우려로 발행시장의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다만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시장이 안정화된다면 상위등급은 안정적으로 발행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채안펀드 가동에도 불구하고 여전채의 금리는 당분간 하락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가 여전채 스프레드 급등을 막을 수는 있어도 여전채 금리 상승 자체를 되돌려 놓는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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