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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WSJ "伊 코로나19 통계 신뢰 못해…'숨은' 사망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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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집계는 1만3155명이지만…"실제 감염자 더 많을 것"

"코로나19 검사 안받고 사망 많아…무증상자도 통계서 제외"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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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베르가모에서 남동쪽으로 25km 떨어진 8700명 인구의 작은 마을 코갈리오(Coccaglio). 지난달 이 마을 양로원에서 지내는 노인 3명 중 1명, 총 24명이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사망자 중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근 마을 로디(Lodi)의 요양원에서 숨진 38명도 마찬가지였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가 공식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는 1만 3155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WSJ는 추정했다. 사망자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증상이 있더라도 병원에 가 검사를 받지 않아 확진 여부를 알 수 없는데다, 사망 후 사후적인 검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브레시아와 더불어 이탈리아 내 최대 피해 도시로 꼽히는 베르가모의 경우 지난해 3월 125명이 숨졌다. 하지만 올해 3월엔 553명으로 급증했다. 공식 통계에는 이 중 201명만 포함됐다. 나머지 352명은 코로나19와 무관한 사유로 사망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자연사라고 보기에는 지난해 사망자 수 대비 2배 이상 많다.

베르가모 및 브레시아 인근 마을들까지 범위를 좀 더 넓혀도 해당 지역 관료, 장례식장 관계자, 의사 등의 의견과 과거 수년 간의 사망자 수를 비교 분석해 보면 실제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는 공식 집계보다 2배 이상 많을 것이라고 WSJ는 예측했다.

실제 코갈리오에서는 3월 한 달 동안 사망한 인원이 총 56명으로, 불과 한 달 동안 지난 한 해 사망자(85명)의 66%를 채웠다. 그런데도 코로나19 확진자는 12명으로 보고됐다.

정부 발표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숨겨진’ 사망자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에우제니오 포사티 코갈리오 코갈리오 부시장은 “공식 집계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우리는 모두 이러한 사실을, 사망자들이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무증상 감염자가 통계에서 제외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는 11만10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모두 유증상자였다. 보건 당국 관료와 전문가들은 검사를 받지 못한 무증상자까지 합치면 최소 수십만명, 최대 600만명이 감염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WSJ은 “이탈리아 내 감염 확산세가 워낙 가팔라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 어렵다”며 “이 때문에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탈리아에선 병원들이 폭증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집중하느라 다른 병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밀라노 남쪽의 소도시 카스텔로네에선 3월 1~26일 31명이 숨졌다. 피에트로 피오레 카스텔로네 시장은 “최소 10명은 치료가 가능한 병인데도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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