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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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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윤석열에 초점"..진중권, '신라젠 사건' 수사 방해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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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가 연일 검찰과 언론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MBC에 유감을 나타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일 오후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가 보도 윤리를 어겼다. 그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MBC가 보도의 근거 중 하나로 내세운 ‘녹음기의 목소리’에 대해선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이라는 검사장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 진 전 교수는 “음성이 녹음까지 돼 있는데도 지목된 인물이 강하게 부인하고 이에 대해 MBC 측에서 아직 반박을 못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기자가 취재의 욕심에서 다른 사람과 나눈 대화를 검사장과 나눈 것이라고 둘러댄 것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MBC다. 최초의 보도에서 검사장의 실명을 대지 않았다. 아직 확인이 안 됐다는 얘기”라며 “확인이 됐다면 실명으로 보도했을 테니까. 확인하는 것 어려운 일 아닐 거다. 전화 한 통 걸면 금방 확인할 수 있을 테니. 하지만 MBC에선 이런 절차 없이 문제의 인물을 ‘윤석열 최측근’이라 단정해버렸다. 여기서 저는 의도적 프레이밍(framing)을 의심한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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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전 교수는 “제보자 얘기, MBC의 보도, 채널A의 해명을 종합하면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다들 자기가 얘기하고 싶은 부분만 부각하고, 얘기하기 껄끄러운 부분은 감추기 마련이다. 원래 세상이 영화 ‘라쇼몽’ 같아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려면 이쪽이 감추는 얘기는 저쪽을 통해, 저쪽이 감추는 얘기는 이쪽을 통해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럼 대략 퍼즐의 그림이 드러난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밸류코리아인베스트니, 지금 (검찰이) 수사 중인 신라젠이니 수천 억 규모의 거대한 사기극이 이 땅에서 실제로 벌어졌다는 사실”이라며 “이런 사건, 빤하지 않는가? 대어들은 사고 터지기 직전에 크게 먹고 먼저 빠져버리고, 그 덤터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개미들이 뒤집어쓰는 거. 언론이라면 무엇보다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들(MBC)은 그릇된 취재 윤리를 바로잡기 위해 보도를 한다고 하나, 보도의 내용은 사실 ‘윤석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침 검찰은 신라젠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그 사건에는 공교롭게도 친노(親노무현 전 대통령)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당연히 MBC에서 검찰 수사를 방해하려고 사건의 실체를 흐린다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라고 했다.

끝으로 “언론은 언론이어야 한다. 언론의 보도를 정적을 공격하는 데에 사용해서도 안 되고, 권력의 비리를 덮는 데에 사용해서도 안된다”며 “취재 윤리를 위반한 기자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를 비판하는 보도가 수많은 이들을 울린 사기극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그 가해자와 연루자들을 법의 심판에 맡기는 일을 방해하는 목적에 사용돼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 ‘검사장 통화녹음’ 진위 확인이 관건

채널A 기자와 검찰의 유착 의혹 중심에는 ‘윤 총장 최측근’이라는 검사장과의 통화 녹음 파일이 있다.

지난달 31일 MBC는 채널A 기자가 ‘윤 총장 최측근’인 현직 검사장과 친분을 내세우며 ‘신라젠 사건’ 관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라젠의 최대 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지인이자 제보자는 채널A 기자가 유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며 강압적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기자가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인터넷에 쳐서 나오는 윤석열의 가장 최측근 그 검사장이다. 윤석열 한 칸 띄고 최측근 이렇게 치면 딱 나오는 그 사람”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사장과의 통화 녹취록을 보여주고 들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채널A와 해당 검사장 측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MBC “검찰·채널A, 휴대전화 확인만 해봐도…”

MBC는 2일 “이 전 대표 지인이 채널A 기자와 처음 만났을 때 ‘윤석열 최측근’이라는 얘기를 듣고 ‘검사장이 누굴 거다’ 예상하고 목소리를 여러 차례 미리 들어봤다고 한다. (채널A 기자가) 녹음 파일 들려줬을 때 그 검사장이 맞는지 확인해야 하니까. 그런데 들어보니까 한 번에 딱 알았다는 거다. 왜냐면 그 검사장 목소리가 좀 개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관련 의혹을 확인하는 건 간단하다. 검찰이 해당 검사장 휴대전화를 제출 받아서 실제 기자와 통화했는지 내역만 확인해 봐도 된다. 채널A도 해당 기자의 휴대전화와 녹취록 녹음파일 확인해보면 된다”고 했다.

또 일각에서 신라젠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방해론’을 제기한 데 대해 “검찰 수사 방해는 채널A가 했다. 검찰에서 취재한 내용, 신라젠 수사와 관련해서 앞으로의 수사방향, 수사 범위,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핵심 피의자인 이 전 대표 측에 다 얘기를 해줬다. 이건 취재 윤리의 범주를 넘어선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MBC는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의 한을 좀 덜어줄 수 있도록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길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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