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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마통'까지 끌어와 '金'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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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머니투데이

시중은행들의 골드바 판매량이 급증했다. 코로나 19(COVID-19) 확산으로 금 가격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통장'까지 끌어쓰며 금 투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4개은행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액은 67억5548만원으로 집계됐다. 2월 판매액 (20억187억원)보다 237.5%(47억5361만원) 늘었다.

이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 여파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떨어지면서 평소 금에 투자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금테크'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KRX금시장에서 장중 6만5010원을 찍었던 1kg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지난달 17일 5만9610원으로 떨어졌다.

시중은행 PB센터 관계자는 "지난 한 달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 투자에 관해 문의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달러는 고공행진을 한 반면 금값은 하락 추세를 보이자 금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동학개미운동'에 참여한 개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들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안전자산의 대표격인 금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증권사 신규 개설 계좌가 급증하는 사이 시중은행의 골드뱅킹(금통장) 신규 가입자수도 대폭 늘었다. 예컨대 금융권 최초로 골드뱅킹(금통장)을 출시한 신한은행은 3월 한 달 1112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지난 2월 가입자(166명)의 6.7배에 달한다.

이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끌어쓰거나 기존 예·적금 상품을 해지하면서까지 투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행 예·적금에 돈을 넣어둘 유인이 사라졌고 신용대출을 받기에도 금리가 부담스럽지 않은 까닭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의 지난달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3조11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110조8786억원)보다 2조2409억원(2.02%) 늘어난 수치다. 반대로 지난달 정기적금 잔액은 38조568억원으로 2월 말(39조1168억원)보다 1조600억원(2.71%)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이자가 부담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고, 예·적금 이자는 매력을 못 느낄 만큼 떨어졌다"며 "이번 기회에 대출을 받아 차라리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동안 '금테크'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세계 각국의 양적완화 기조에 따라 시중에 돈이 더 풀리게 된다면 금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며 "초저금리에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하면서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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