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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빨리 집에 가야한다" 입국자, 선별진료소서 공무원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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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울산역 선별진료소서 진단검사 마친 뒤

"빨리 집에 가야 한다"며 언쟁중 얼굴쪽 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진료소에서 해외입국자가 공무원을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일 해외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진단검사가 의무화된 이후 선별진료소에서 공무원이나 보건요원에 대한 폭행이 일어난 건 처음이다.

3일 울산시에 따르면 베트남에 다녀온 뒤 지난 2일 입국한 60세 남성이 KTX울산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울산시 공무원을 폭행했다. 이 남성은 코로나 진단검사를 마치고 울산시가 마련한 전세버스에서 1시간 가량 대기하며 다른 해외입국자들이 진단검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던 시간이 1시간을 넘어가자 이 남성은 “급한 일이 있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며 해당 공무원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공무원은 보호안경과 방호복 등을 착용하고 코로나 진단검사에 대한 안내 등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빨리 가야한다”는 남성과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얘기하던 공무원이 대화하던 중 서로 언성이 높아졌고 해당 남성이 손을 들어 공무원의 얼굴쪽을 치면서 보호안경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송철호 울산시장이 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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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관계자는 “큰 폭행은 아니고 해당 남성이 손을 들어 공무원을 치면서 보호안경이 떨어진 정도로 알고 있다”며 “당시 현장엔 질서안전을 위해 상주하던 경찰도 있었다. 피해자가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경찰에 신고하거나 다른 대처는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울산시는 현재 인천공항에서 입국한 해외입국자에 대해 전세버스로 KTX울산역까지 이송해 온 뒤 자가차량이 없는 경우 자택까지 데려다주고 있다. 하지만 버스 탑승 시간이 같은 입국자들이 여러명이다 보니 모두 검사를 마친 뒤에야 한 번에 데려다줘야 한다. 검사 중간 중간 마다 방역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폭행을 당한 공무원은 검사 안내와 통제업무를 하던 중이었다. 울산시 공무원들은 지난 1일부터 2명이 한 조를 짜 매일 오전부터 밤까지 2조씩 번갈아가며 보호구와 마스크, 방호복을 입고 진단검사를 돕고 있다. 해외입국자들이 인천공항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울산역에 내리는 순간부터 입국자들에게 진단검사에 대해 설명하고, 이들을 검체 채취 장소까지 인솔한다. KTX열차를 타고 오는 해외입국자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일 선별진료소 현장에서 만난 한 인솔공무원은 더워진 날씨로 얼굴이 빨갛게 상기돼 있었고 방호복을 입은 온 몸이 땀에 젖어 있었다.

폭행 사실은 송철호 울산시장이 3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글을 쓰면서 알려졌다. 송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지난 2일 울산역에서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 안내 및 통제를 하는 공무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통제로 불편하실거란 거 안다. 그렇지만 코로나 종식과 울산 시민 모두의 안전을 위해 협조 부탁드린다”고 썼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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