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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총선 이모저모

총선 앞두고 소환된 조국·윤석열···여기에 뛰어든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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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해 하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두 사람이 4·15 총선을 열흘 남짓 앞두고 다시 정치권에 소환됐다.

먼저 이들을 불러들인 건 범여권 비례 정당 중 하나인 열린민주당이다. 이 당의 최강욱·황희석 비례대표 후보가 연일 검찰개혁을 외치며 총대를 멨다. MBC의 최근 ‘채널A 기자-윤석열 측근 검사장 유착’ 의혹 보도는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MBC 보도로 불거진 신라젠 연루 의혹의 당사자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3일 ‘윤석열 검찰 표적수사론’을 주장하면서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총선 앞두고 ‘조국·윤석열’ 불러내는 열린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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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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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채널A-검찰 유착의혹 보도’와 관련해 “다 윤석열 사단에서 한 일”이라며 “이렇게 막장으로 치닫는 언론권력과 검찰권력의 협잡에 대해 특단의 조치 없이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채널A 기자와 유착 의혹을 받은 해당 검사장 실명을 언급하며 “(윤 총장도) 어디까지 인지했는지 모르지만 이것은 윤석열 사단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이날 유 이사장 인터뷰 전문 링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앞서 최 후보는 페이스북에 채널A 법조팀 이모 기자의 녹취록을 일부 발췌 공개하며 “더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검찰과 언론의 총선기획, 이게 바로 쿠데타”라고 썼다. 같은 날 황 후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윤 총장 장모 관련 비위 의혹을 담은 기사를 올리며 “아무렇지 않게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도록 놔둬도 되는가. 그놈의 법과 원칙은 왜 맨날 대검 앞에서 멈칫하나”라고 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31일 MBC 보도 이후 검찰과 언론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열린민주당이 또 다른 범여권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의 정당투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국’ ‘윤석열’ 등 검찰 관련 이슈를 띄우는 게 강성 친문 지지층 결집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의 정당투표 예상 득표율은 시민당이 26%, 열린민주당이 12%였다. 시민당은 전주보다 6%포인트 떨어진 반면 열린민주당은 2%포인트 올랐다(※지난달 3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 조사,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검찰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는 조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업무방해)로 지난 1월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3월까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한 최 후보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직속 상관으로 보좌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황 후보는 법무부 인권국장으로 있으면서 조 전 장관, 추미애 장관과 보조를 맞추며 검찰과 대립했다. 지난달 22일엔 윤 총장을 포함한 현직 검사 14명의 실명을 ‘검찰 쿠데타’ 명단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조국 대 윤석열’ 전선 뛰어들진 않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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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왼쪽), 김의겸 후보 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3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목표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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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과 제로섬 관계에 있는 시민당도 검찰개혁을 놓고는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시민당은 이날 논평에서 “비틀어진 언론과 유착한 검찰의 표적 수사엔 꽝이 없다”며 “시민당은 검찰개혁을 완수해 언론개혁의 시작과 끝을 볼 것”이라고 했다. 시민당은 대표적인 ‘검언(檢言, 검찰·언론) 유착’ 사례로 “노무현의 논두렁 시계, 한명숙의 정치자금, 조국의 표창장”을 꼽았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윤석열 때리기’ 전면에 나오진 않고 있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친조국 대 반조국’ 전선이 형성되면 중도층이 등돌릴 수 있고 이에 따라 수도권 접전 지역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수도권 지역에 출마하는 한 민주당 현역 의원은 “조국 프레임은 선거 공학적으로도 우리 당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조국 대 윤석열) 구도가 도움이 되는 정당은 미래통합당과 열린민주당”이라고 쓴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통합당 “조국 수호 대 윤석열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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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신기시장사거리에서 제21대 총선에 출마한 인천 동구미추홀갑 전희경 후보(왼쪽) 지지를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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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은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약한 사람들이 공영방송을 이용해 윤석열 검찰을 흔드는 데 여념이 없다. 한심한 일”이라며 “친여 전문 고발 꾼을 동원해 공영방송과 짜고 다른 언론사를 공격하는 걸로 자기들의 비리를 덮어보려고 하는데, 국민들이 속을 거라고 봤다면 오산”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전날 “4·15 총선은 조국을 살리고 윤석열을 쳐내려는 쪽과 (문재인) 정권의 위선을 드러내고 윤석열을 지켜내고자 하는 쪽의 한판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총선 구도를 ‘조국 수호 대 윤석열 수호’의 프레임으로 규정한 셈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도 “윤석열 총장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 MBC 보도는 전형적인 정치적 공작의 산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내에선 검찰 관련 이슈가 부각되는 게 선거 전략상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한다. 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민심을 들어보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단연 조국 이슈를 꼽는 사람이 많다”며 “왜 현 정부가 부도덕한지를 환기해 30~40대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기정·하준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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