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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태희 딸이 남자애였어? 젠더프리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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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하이바이, 마마!’ 서우진군 “연기라 인지하면 문제없어”

배우 김민희도 남아 연기해 1981년 신인 연기상 받기도

낮게 묶은 양 갈래 머리에 동그랗고 커다란 눈. 예쁜 코트를 입고 머리핀을 꽂았다. 장난스럽게 웃음을 머금고 화면을 바라보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 차유리(김태희)의 딸 조서우를 연기하는 배우 서우진이다. 김태희의 어린 시절 모습과 똑 닮아 한 번, 성별로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서우를 연기하는 만 4세 어린이가 남자아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 모녀 사이로 나오는 김태희와 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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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서우는 두 엄마와 한 아빠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로 분량이 적지 않다. 연기를 잘해낼수록 걱정도 따라붙었다. 아직 어린 우진이가 여아 연기를 하며 성(性)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진 않을까? "성 정체성요? 오지랖입니다. 우진이는 '상남자'입니다. 힘이 센 헐크처럼 되는 게 꿈이래요." 서군의 어머니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썼다. 남아(男兒)에게 여아 연기를 시키는 것은 정말 문제가 없을까.

만 4세 아동의 성 정체성은 어느 정도로 확립됐는지가 관건이다. 유아·아동 보육을 전공한 장경은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만 4세는 성 정체성이 계속 발달해 가는 시기다.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잘 아는 단계"라고 했다. 장 교수는 "아이들이 역할 놀이를 할 때 남아가 여자가 되기도 하고 강아지 연기도 한다. 아이가 연기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 성 정체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서군의 어머니는 "우진이는 자신이 왜 서우가 돼 여자아이 역할을 하는지 잘 이해하는 똑똑한 아이"라고 했다.

아역의 세계에서 성별 바꾸기는 드물지 않은 일이다. ‘하이바이, 마마!’를 쓴 권혜주 작가의 전작 ‘고백부부’에서도 배우 장나라·손호준의 아들 역할을 여아인 박아린이 맡았다. 1981년 영화 ‘사랑하는 사람아’에서 배우 김민희가 남자아이를 연기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요즘 공연계에서는 성별에 관계없이 배역을 정하는 ‘젠더프리(gender-free)’ 캐스팅이 유행이다. 아역 배우들 사이에서는 이미 40년 전부터 젠더프리 바람이 불고 있었다.

[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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