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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WHO '챗봇'에 물어보니 "마스크, 특정 경우만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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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챗봇의 구동화면. [사진 바이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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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마스크를 쓰세요.”

3일 오전 세계보건기구(WHO)의 챗봇(chatbot·대화형 로봇)에 “마스크 사용법”을 물으니 이런 답변을 내놨다. WHO 챗봇은 또 “건강하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의심되는 사람을 돌보는 경우에만 마스크를 쓰면 된다”라고도 했다.

이 챗봇은 WHO가 글로벌 메신저 바이버와 합작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본격 서비스 중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면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팬더믹(세계적 유행) 상황에서도 여전히 WHO는 마스크 착용 범위를 ‘특정한 경우’(specific cases)로만 한정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뒤늦게 팬더믹을 선언한 WHO의 또 다른 ‘실기’(失期)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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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프란시스 고문이 마스크사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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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특정한 경우에만 마스크 써라"



현재 WHO의 입장도 같다. 공식 홈페이지 속 코로나19 대중을 위한 조언 항목에 들어가 보면, ‘마스크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WHO 감염병 예방·통제 담당인 크리스틴 프란시스 고문은 영상 속에서 “특정한 경우에서만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한다”고 말한다. 특정한 경우는 기침·열·호흡곤란이 있을 때다. 프란시스 고문은 “마스크가 환자가 아닌 사람을 보호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챗봇이나 프란시스 고문의 말을 종합해보면, 기침이나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없는 일반인은 감염 의심자와 같은 공간에 있을 때를 빼곤 마스크가 불필요하다는 의미다. WHO의 다른 안내문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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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 3D 기술로 개발된 마스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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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자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마스크 쓰는 국가·지역 증가추세



하지만 마스크를 쓰는 국가나 지역이 늘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예방 차원에서 공공장소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이하 다른 국가 동일) 이스라엘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는 5591명이다. 마스크 부족을 우려한 듯 스카프 등으로 얼굴을 가리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체코(확진자 3589명)‧오스트리아(확진자 10967명), 독일(확진자 8만4788명) 소도시 예나에서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24만2182명)은 마스크 등 착용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 WHO의 입장 등을 따랐던 나라들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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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종 코로나 사태가 뒤늦게 폭발하면서 세계 경제에 커다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사진은 미 뉴욕에서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중국 신화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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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마스크 착용' 입장변화 있나



마스크 착용에 적극적인 한국(확진자 1만62명), 대만(확진자 339명), 홍콩(확진자 802명)은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WHO 핵심관계자가 마스크 유용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WHO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통제하려 좀 더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는 것에 대해 계속 평가 중”이라며 “(코로나19는) 매우 새로운 바이러스고 우리는 항상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8만3414명이다. 이 가운데 5만827명이 희생됐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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