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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인터뷰①] 김호중 “1등 목표 갖고 나왔지만, 사람들 마음 속 트로피 얻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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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김호중은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4위를 기록했다. 제공l생각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트바로티’ 김호중(30)은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이 낳은 스타 중 한명이다. 경연 초반부터 영화 ‘파파로티’의 실제 주인공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그는 임영웅과 함께 거론되던 우승 후보였다. 마스터 장윤정은 그의 무대를 보고 “괴물”이라 했다. “어떻게 자기가 성악 소리를 내고 싶으면 툭 꺼내서 내고, 트롯 발성 툭 꺼내서 내냐. 그냥 괴물 같다”는 것.

그는 최종 순위 발표 특별 생방송에서 최종 4위를 차지했다. 아쉽게도 진선미엔 들지 못했지만, 육중한 몸에서 뿜어져나온 그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팬들이 지어준 ‘트바로티’란 애칭은 진 왕관보다 벅찬 선물이었다. ‘미스터트롯’ 종영 후 소속사(생각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가 생긴 그를 서울 신사동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Q. 살이 빠진 것 같다. 경연 때문에 다이어트를 했나

경연 기간 중엔 더 잘 먹었다. 강행군을 하다 보니 체력이 없다는 걸 느꼈다. 체력관리를 위해 헬스장을 끊어 운동도 했고, 식단조절도 했다. 밤에는 라이트 하게 먹고 오전이나 오후는 먹고 싶은 거 다 먹었다. 그랬더니 오히려 10kg이 빠지더라. 예전보다 더 건강해졌다.

Q. 지방(울산) 출신인데 요즘엔 어디서 생활하나

일이 거의 매일 있는 편이다. 몇 년 전 서울 망원동에 거처를 마련해 살다가 울산으로 다시 내려갔다가 ‘미스터트롯’ 준비를 하면서 서울로 올라왔다. 지금은 소속사 인근(신사역) 청담동으로 이사했다. 소속사에서 아파트를 구해줘 ‘미스터트롯’ 동기인 영기, 안성훈과 같이 살고 있다.

Q. ‘미스터트롯’ 출연 후 많은 변화가 있을텐데

코로나19로 많이 다니진 않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다. 자취하는 것을 알고 김치나 음식도 많이 보내들 주신다. 화장실도 맘대로 못 다닐 정도다.(웃음) 근데, 두 가지를 느낀다. 좋은 것 반, 조심해야 하는 것 반. 저를 보고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불편해하는 분들도 계시더라. 본의 아니게 피해를 드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조심스러워진다.

Q. 성악가로도 앞날이 창창했다. ‘미스터트롯’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갑작스런 일은 아니었다. 오래 전부터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단 생각을 해왔다. 제가 ‘미스트롯’ 애청자였다. 어떤 분은 개그우먼 하다가 나왔고. 아나운서도 도전하고, 아이 셋 낳고도 출연하고... 그분들의 사연과 출연 계기에 너무 공감이 되고 내 입장과 비슷하더라. 나도 저런 무대가 있다면 꼭 도전하고 싶단 생각이 활활 타올랐다. 참가 신청서를 배포하는 날, 기다렸다는 듯 접수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빨리 접수했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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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로 창창한 앞날을 두고 ‘미스터트롯’에 출전한 계기는 “그저 노래하는 사람이고 싶어서”였다. 제공l생각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Q. 트로트로 전향했다는 말은 안 어울리겠다

'전향'이라는 표현은 안 어울린다. 첫 경연 무대에서도 그랬지만 성악이 지겨워서 트로트를 하고 싶어한 게 아니다. 고교 시절 SBS ‘스타킹’에 출연했고 대학을 한양대 성악가로 갔다. 방송을 보고 독일에서 유학시켜주겠다고 연락이 와 휴학하고 독일과 이탈리아로 건너가 두 나라를 왔다갔다 하면서 2년을 공부했다. 좋아하는 성악가들이 거의 이탈리아 출신들이었다.

제가 원래 모험이나 도전을 좋아하고 즐긴다. 유럽에 있을 때도 훌쩍훌쩍 혼자 잘 떠났다. 한 번은 이탈리아에 선생님이 계셔서 레슨을 받으러 갔는데 90세 넘은 분이셨다. 대뜸 제게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 물으셨다. 가장 좋아하는 성악가가 파바로티여서 파바로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파바로티는 ‘파바로티와 프렌드’를 하면서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나 스팅 등과 컬래버도 하고 앨범도 냈다.

성악을 하면서도 한국으로 돌아가 대중적인 음악을 하고 싶단 생각이 많았다. 공연을 해보면 실제로 오페라나 크로스오버적인 게 너무 잘되어 있다. 대중적인 음악,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하고 싶단 생각을 꽤 긴 시간동안 하고 있었다. 그래서 영화 ‘파파로티’가 나왔을 때도 싱글앨범을 냈는데 1절엔 대중음악으로 하고 2절엔 성악 베이스로 한 적도 있다.

Q. 트로트는 그래도 좀 다른 장르인데, 부르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첫 경연곡으로 선곡한 ‘태클을 걸지 마’는 8~9년 전부터 애창곡이었다. 성악가들도 회식 가면 노래방에서 주로 부르는 노래가 이런 거다. 나에겐 18번 같은 곡이었다. 일부러 창법을 바꾸려 하거나 트로트 스타일을 생각하고 습득한 것은 없다. 저만이 할 수 있는 성악이 가미된 트롯을 들려드리자는 생각으로 불렀다. 그리고 그걸 알아봐주셔서 감사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도전에 재밌어 하고 제가 완전 빠져 즐기고 있더라. 또, 흘러간 옛노래를 좋아한다. 김종환, 해바라기와 밴드 7080 포크 음악을 좋아했다. 트로트도 좋아했다.

Q. 진선미에 들지 못하고 4위였는데 아쉬움은 없나

순위에 대한 걸 꿈꾸고 왔다. 우리는 무슨 콩쿠르니 그런 게 많지 않나. 노래로 상을 받는 게 익숙하다. 당연히 대회에 나가면 1등이란 목표를 갖고 나가는 거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하나의 트로피를 얻는 것보다 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트로피를 얻는 게 더 뜻 깊은 일 같았다. 팀미션 ‘패밀리가 떴다’(김호중 고재근 정동원 이찬원)를 하면서는 아예 그런 맘이 사라졌다. 마음을 편안하게 먹는 순간, 도전이란 걸 더 해볼 수 있었다.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후련하다. 4위란 순위도 만족한다.

Q. 임영웅의 1위를 예상했나

최종 1위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결과 발표가 미뤄지면서 MC 김성주가 왜 명MC인지 알겠더라. 임영웅은 노래를 말하듯 부른다. 이야기 하는 느낌이다. 키도 훤칠하고 스타일도 좋고 나에겐 없는 매력들이 있다. 여자라면 만나보고 싶은, 호감이 가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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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은 “어느 순간 1위 트로피 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트로피를 얻는 게 더 뜻 깊은 일 같았다”고 했다. 제공l생각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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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힘들었던 점은

‘무정브루스’ 때는 안 쓰던 발성을 많이 쓰다 보니 녹화 당일까지 주사를 엄청 맞았다. 목 관리나 건강관리가 힘들었다. 제가 겨울엔 좀 약한 편이다. 독감에 걸려서 엄청 힘들기도 했다. 그걸 통해서 얻은 교훈이 있다. 왜 자기관리 자기관리 하는지 알겠더라. 바보 같은 제 모습을 봤다. 왜 프로들이 롱런하는지 이유도 알게 됐다. 그런 자료를 찾아보는 시간도 있었다.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Q. ‘미스터트롯’에 나간다고 했을 때 주변 반대는 없었나

없었다. ‘너 하고 싶은 거 실컷 하고 와라’ 해주셨다. ‘너가 죽으러 가는 거냐 너 살러가는 거’라고. 주변 분들이 많이 응원해줬다.

Q. 고교 시절 은사님(서수용 선생님)은?

20대 초반에 용돈도 많이 주셨고 아버지도 됐다가 삼촌도 됐다가 친구도 됐다가 하는 분이다. 오히려 성악을 가르쳤다고 해서 한 가지만 생각했다고 하더라. 너가 마음 상하고 다칠까봐 말은 못했는데, 내가 바보 같은 생각을 했구나 하시면서… 경연하면서 전화 하면 ‘야! 이럴 땐 이런 발성을 뺏어야지’ 하셨다. 지금은 완전 좋아하신다.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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