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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집 콕'에 온라인쇼핑 늘면…지방 소매판매 증가율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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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 관련 인프라·산업 수도권에 집중…지역 소매판매엔 마이너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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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쇼핑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온라인판매가 늘 수록 비수도권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수도권에 비해 더 크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소비 감소를 상쇄하고 있지만, 지방의 소매판매는 오히려 더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4일 한국은행 부산지역본부 정민수·송효진 과장이 온라인쇼핑산업과 지역 소매업 매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국 온라인판매 증가율과 지역별 기존 소매판매 증가율 간 상관계수는 대부분 지역이 마이너스(-) 값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전국 온라인판매 증가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지역별 기존 소매판매(온라인판매 제외) 증가율은 평균 0.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비수도권(-0.12%포인트) 지역의 감소세가 수도권(-0.05%포인트)보다 뚜렷하게 보였다.


이런 현상은 최근 들어 더 심해지고 있었다. 추정 기간을 2015년 이후로 한정할 경우 비수도권의 기존 소매판매 증가율 하락폭은 0.3%포인트로, 2011~19년 중 하락폭보다 3배 가량 더 큰 것으로 추정됐다.


지역별로 온라인쇼핑산업 성장에 따른 영향이 다른 이유로는 ▲기존 소매업 생산성 ▲대형 소매점 비중 ▲소득수준 ▲온라인쇼핑 연관산업 비중 ▲인터넷 활용도 등이 꼽혔다.


우선 비수도권의 경우 소매업 생산성이 1억7000만원(종사자 1인당 매출액)으로 수도권(2억5000만원)보다 낮다는 점이 원인이다. 소매업 자체 생산성이 수도권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에 따른 타격도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소매점 비중(14.2%)도 수도권(17.8%)에 비해 낮아 온라인쇼핑으로 인한 기존 소매산업 잠식을 완화하는 효과가 적었다. 통상 대형소매점이 있으면 사람들은 온라인쇼핑을 줄이고 직접 구매하기 때문이다.


소득수준이 낮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 과장은 "소득수준이 높을 경우 기호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성향이 강하고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아 온라인쇼핑 성장이 기존 소매판매를 잠식하는 효과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비수도권에는 온라인 쇼핑산업과 관련된 통신판매업·정보서비스업 비중이 낮다는 것도 문제였다. 관련 산업이 적기 때문에 온라인쇼핑이 성장해도 같이 성장세를 보이기보단 오히려 타격을 입는다는 얘기다.


온라인쇼핑산업이 성장하면 수도권은 고용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반면, 비수도권은 기존 소매업 고용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의 질 개선도 수도권에만 집중됐다. 정 과장은 "통신판매업 종사자 임금이 기존 소매업 종사자 임금 보다 높고 통신판매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쇼핑산업이 성장할수록 전체 소매업의 지역간 임금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지역간 격차는 줄지 않고 있어 앞으로 온라인쇼핑산업의 부정적인 영향은 지역별로 차별화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온라인쇼핑산업과 관련한 인프라가 지역사회에도 조성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정 과장은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쇼핑산업과 운수창고, 정보서비스 등의 연관산업이 지역내에서 더불어 발전할 수 있도록 혁신 여건을 조성하고, 기존 소매업에서 이탈한 인력이 온라인 쇼핑산업 등 다른 분야로 원활하게 이동하거나 경쟁력을 확보한 다음 다시 재도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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