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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4100만년 전 파리의 짝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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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속에서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로 발견

“수액에 갇힌 순간 교미 시도했을 가능성”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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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보금자리가 무덤이 될 줄이야. 4100만년 전 파리 한 쌍이 짝짓기하는 순간의 모습이 호박 속에 그대로 보존된 채 발견됐다. 이 시기는 신생대에서 가장 온난한 시기로 꼽히는 에오세(5500만년 전~3400만년 전)에 해당한다.

이 희귀한 화석 표본은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이 호주 남쪽과 뉴질랜드 지역에서 수집한 수천개의 호박 가운데서 발견됐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 호박은 호주 남쪽 빅토리아주의 앵글씨 지역에서 발견한 것으로, 긴 다리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 호박은 나무의 끈끈한 수액이 굳어져 만들어진 광물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빅토리아 맥코이 위스콘신대 교수는 이 호박 속의 파리 모습에 대해 "한 마리의 파리가 수액에 갇혔을 때 다른 한 마리가 약간 흥분된 상태로 짝짓기를 시도했을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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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4200만년 전~400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개미와 거미도 발견했다. 이는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개미 화석이다. 특히 개미는 현존 개미 종의 일부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발견한 호박 중 가장 오래된 것은 형성 시기가 트라이아스기(2억5200만년 전~2억100만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는 육지가 하나의 초대륙(판게아)을 이루고 있을 때였다. 당시 호주와 남극대륙은 한 덩어리로 판게아의 남쪽 지역인 곤드와나를 형성하고 있었다. 곤드와나는 1억8천만년 전 판게아에서 떨어져 나와 현재의 남반구 대륙들, 즉 아프리카, 남극대륙, 호주, 인도, 남미 등으로 나눠졌다. 연구를 이끈 제프리 스틸웰 교수는 "이렇게 오래된 호박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이는 당시 호주의 나무들이 2억3천만년 전에도 수액을 생산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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