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낙연 "미워하지 않겠다" 황교안 "미워한다" 신경전(종합)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낙연 발언에 황교안 "어떻게 미워하지 않겠느냐" 글 올렸다 삭제

통합당 "이낙연 대권주자로 착각하고 있어" 시민당 "협량함 보여줄 필요 없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후보(왼쪽)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4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0.4.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한재준 기자,이균진 기자 =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경쟁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 대해 "생각이 다르더라도 미워하지 않겠다"고 하자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싸잡아 "이들을 미워한다"고 맞받아쳤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명륜동 새마을금고 앞 유세에서 "위기의 계곡은 아직도 우리 앞에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우리가 건너가야 한다. 위대한 국민만 믿고 우리 앞에 놓인 위기의 계곡을 국민 한 분도 낙오하지 않고 건널 수 있도록 모두 손잡아야 한다"며 "그렇게 하려면 우리 스스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미워하지 말고 함께 손잡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를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저 이낙연도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 우리는 어차피 협력해서 나라를 구해야 한다. 우선 저부터 생각이 다르더라도 미워하지 않겠다"며 "혹시 제 마음속에 미워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입을 꼭 다물고 반드시 참겠다. 같이 위기를 극복하자. 여러분만 믿고 하겠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 후 황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의 무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황 대표는 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 가게 망했다. 나는 망한다'. 언제부터 '망했다'는 이 험한 말이 자기를 소개하는 말처럼 되어 버렸냐"며 "내 부모님이, 내 자식들이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이냐. 아니다. 당신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 왜 이렇게 됐냐"며 "모든 건 무능한 정권의 문제다. 권력에 눈먼자들이 제 구실을 못해 우리가 지금 험한 꼴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미워한다. 어떻게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이 '황 대표를 미워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터라 황 대표의 메시지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 위원장을 겨냥해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하지만 황 대표는 곧바로 글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 측 관계자는 "경제 실정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보완해서 쓰려고 글을 내린 것"이라며 "'미워한다'라는 표현이 문재인 대통령이나 이 위원장 개인을 미워한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과 황 대표가 같은날 내놓은 상반된 메시지는 당대당 신경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날 정원석 통합당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이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논평을 내고 "본인을 명실상부한 여권 대권주자로 착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정작 그가 마주할 미래는 자신의 대선승리가 아닌 스스로가 조국을 위한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것뿐"이라고 반발했다.

정 대변인은 "이낙연이란 존재는 여권의 총선 전략에 있어 황교안 죽이기를 위해 임시로 활용되는 것뿐이다. 심지어 상임선대위원장이란 명목으로 전국적으로 소모되면서 정작 종로에 집중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모든 허드렛일은 이 후보에게만 집중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국에는 재주는 이낙연이 부리고 돈은 조국이 챙기는 희대의 촌극이 일어날 것"이라며 "여권의 대선플랜은 조국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에 전격 돌입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이낙연을 위한 자리는 없다. 총선기간과 이후 정치 여정에 소비될 뿐, 그를 대통령으로 옹립할 만한 내부의 동기도 명분도 전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논평을 통해 "이 위원장이 '황 대표를 미워하지 않겠다'는 대인배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제1야당이 이렇게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모자라 황 대표가 페이스북에 '이들을 미워한다'라고 썼다 지우는 협량함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hanantway@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